마운드에 선 삼성 에이스 장원삼(29)의 얼굴에 땀이 맺혔다. 2회부터 가슴이 답답했고 속이 울렁거렸다. 서 있을 때와 투구할 때의 호흡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그래도 5회까지는 어떻게든 마운드를 지켜야 했다. 그는 종종 이런 식으로 호흡이 고르지 않을 때가 있었지만 금방 좋아지곤 했다. 중요한 순간에 그 증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멈추질 않았다.
장원삼은 배짱이 두둑한 편이다.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도 잘 없다. 그런데 호흡이 불안정하다보니 자신있는 제구까지 조금씩 흔들렸다. 그 악몽 같은 시간이 지났다. 장원삼이 시즌 9승째(3패)를 거두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두산 니퍼트와 LG 주키치(이상 8승) 보다 1승이 많았다. 6월에만 4승을 쌓았다.
2006년 프로 데뷔 이후 이렇게 좋은 페이스는 처음이다. 시즌 반환점을 막 돈 상황에서 9승은 믿기 어려운 승수다. 지금까지 장원삼의 개인 최다승은 13승(2010년)이었다.
그의 올해 목표는 15승 달성이다. 그가 앞으로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경우 13~14경기 정도 등판이 가능하다. 13승을 넘어설 가능성은 높다. 또 15승도 넘기 힘든 고지는 아니다.
장원삼은 28일 대구 SK전에서 선발 등판, 5이닝 4안타 5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삼성이 6대0으로 승리했고, 장원삼이 승리투수가 됐다.
요즘 그의 투구를 보고 있으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포수 진갑용이 요구하는 위치에다 공을 꽂아준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자로 잰듯 찌른다.
장원삼은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 SK를 상대로 직구(44개) 슬라이더(33개) 체인지업(13개) 커브(3개)를 던졌다. 강속구를 던지지도 않는다. 최고 구속이 143㎞였다.
하지만 SK 타자들은 그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이호준 임 훈 안치용 정근우가 안타 1개씩을 치는데 그쳤다.
그는 야구를 시작하고 투수로 자리매김했을 때부터 제구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스피드 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그래서 장원삼은 제구가 흔들릴 경우 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질 위험이 크다. 마치 배팅볼 투수 처럼 치기 알맞은 공을 던진다는 비난이 쏟아질 때도 있었다.
그는 "요즘 야구할 맛이 난다. 마운드에 올라가면 진다는 생각은 안 든다"면서 "요즘은 공이 맘먹은 대로 들어간다. 프로에 오고 난 후 요즘이 제구가 가장 잘 된다"고 말했다.
장원삼에게 15승은 그동안 꿈의 숫자였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는 꼭 그 꿈을 이루고 싶은 것이다. 다승왕 욕심은 아직 없다. 시즌의 절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승왕에 대해 언급할 시기는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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