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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들의 반란, 넥센에는 드라마가 있다

by 민창기 기자
넥센 서건창.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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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단체 스포츠인것처럼 보이면서도 개인 스포츠와 유사한 면이 적지 않다. 투수는 마운드에서, 타자는 타석에서 상대와 1대1로 치열하게 머릿싸움을 한다. 선수 개인별로 플레이 하나 하나에 세밀한 기록이 따라붙는다. 물론, 모든 개인 플레이의 최종 목표는 득점. 선수 개인의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연동돼 득점으로 이어지고, 벤치에서는 순간순간 이런 선수 개인 플레이를 엮어 달콤한 열매, 득점으로 이어지도록 애쓴다. 선수의 현재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 역할을 부여하고, 능력을 극대화시키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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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승리는 이런 개인 플레이의 결과물. 그러나 김시진 넥센 감독은 "그래도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선수는 매경기 2~3명 정도로 봐야 한다. 그 선수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기에 승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고 했다. 득점찬스에서 적시타, 좋은 흐름을 이어주는 희생타, 상대 배터리의 리듬을 깨는 도루 등이 예가 될 수 있겠다. 스타선수, 주축 선수들이 주로 이런 역할을 해주는데, 중심타선이 아닌 하위타선에 포진한 선수들이 이런 역할을 해주면 팀에 힘이 붙는다.

올시즌 넥센이 선전할 수 있는 것도 이택근-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 트리오와 하위 타선의 밸런스가 잘 맞기에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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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넥센에는 스타 반열에 올라선 홈런 1위 강정호, 타점 선두 박병호, 타선의 리더 이택근 말고도 매경기 주역들이 등장한다. 2루수 서건창, 포수 허도환 최경철, 외야수 이자 대타요원 오 윤, 외야수 장기영 등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이름이면서도, 아직도 조금 낯선게 다가오는 이름이다.

6월26일 오후 목동 야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3회초 두산 김현수에게 사구를 허용한 넥센 김병현이 마운드 위에서 포수 허도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목동=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어린 시절부터 탄탄대로를 걸어온 스타가 아니라면 선수마다 곡절이 있고, 아픈 사연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넥센 만큼 극적인 야구 인생을 사는 선수들이 많은 팀도 드물 것이다. 그래서 '넥센 극장'에는 극적인 드라마, 스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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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8개 구단 2루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서건창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그가 넥센의 주전 2루수로서 팀의 핵심 역할을 해줄 거라고 생각한 야구인들의 거의 없었다.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프로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지 못한 서건창은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했으나 딱 1경기에 출전에 그쳤다. 1타수 무안타 1삼진. 서건창의 2008년 기록이다. 팔꿈치를 다쳐 방출된 서건창은 갈 곳이 없었다. 찾아주는 팀이 없었기에 일반병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말 넥센 입단 테스트를 거쳐 4년 만에 다시 프로팀 유니폼을 입었다. 4일 현재 타율 2할9푼8리, 25타점, 13도루, 득점권 타율 3할1푼7리. 팀 상황에 따라 타순을 바꿔 종횡무진하고 있는 서건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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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허도환도 서건창과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7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허도환은 그해 딱 1경기에 교체 출전한 뒤 전력외 통보를 받았다. 자비로 팔꿈치 수술을 받아야 했고, 공익근무를 하면서 일과가 끝난 뒤 야구를 계속했다. 제대를 앞둔 2010년 말 허도환은 두산을 제외한 대다수 구단에 입단 테스트를 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에게 관심을 보인 팀은 넥센이 유일했다.

넥센과 한화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3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3루 넥센 오윤이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2점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입단 테스트를 거쳐 어렵게 넥센 식구가 된 허도환은 지난해 6월 신고선수로 등록됐고, 이제 주축 포수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히어로즈맨이 된 그는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허도환은 서군 올스타 베스트 10 팬투표 1위를 달리고 있다.

3일 한화전에서 결승 2점 홈런을 터트린 오 윤은 프로 8년차다.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 포수로 입단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파워가 워낙 좋아 100m 밖에서 보면 브룸바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주전을 해보지 못했다. 지난해 57경기 출전이 한 시즌 개인 최다 출전이다. 올해도 주로 대타로 나서고 있고, 간간이 선발 출전하고 있다.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지만 득점권 타율이 3할6푼대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허도환과 함께 번갈아가며 안방을 지키고 있는 포수 최경철은 1980년 생. 시즌 초 SK에서 트레이드가 됐는데, 넥센 이적후 50경기에 출전해 때린 19안타가 자신의 한시즌 최다 안타 기록이다. SK 시절 1,2군을 오가며 경기 후반 교체 출전했던 최경철이 주축 포수로 도약한 것이다.

넥센이 발굴해 키우고 힘을 불어넣은 이들이 있기에 올해 선전도 가능한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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