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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선수를 끓어오르게 하는 '승률 5할'의 미학

by 이원만 기자
넥센과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8일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2대1 승리를 지켜낸 KIA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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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할'에 웃고, '5할'에 웃는다. 본헤드 플레이도, 창의적인 명장면도 '5할'이라는 매력적인 목표로 인해 만들어지곤 한다. 프로야구 '승률 5할의 마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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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프로야구 감독들의 목표는 비슷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나 '포스트시즌 진출'과 같은 목표를 공식 석상에서 밝힌다. 선수들도 비슷한데, 여기에 개인타이틀 달성 정도가 추가된다. 이런 목표는 당연하고도 뻔한 것 같지만, 꽤 진실성이 담겨 있다. 프로무대에 뛰어든 이상 좋은 성적을 내야 다음 시즌 계약협상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감독들이 한 시즌을 치르며 가장 선호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따로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야 앞서 언급한 '한국시리즈 우승' 혹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최종 목적지다. 그러나 이 목적지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제일 빈번하게 외치는 말이 바로 '승률 5할 달성(혹은 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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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스윕 위기에 몰린 홈팀 LG와 롯데의 경기가 24일 잠실 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LG는 롯데에 1대7로 패하며 스윕의 치욕을 당했다. LG의 6월 위기설이 현실이 될까 LG 팬들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잠실=조병관 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2.06.24/

왜 하필 '승률 5할' 인가

'승률 5할'은 한 팀의 전적 가운데 승리와 패배가 같은 상황을 의미한다. 승률을 계산할 때는 무승부 경기는 제외된다. 즉 '승수'를 '승수+패수'로 나눈 것이다. 이런 수학적 공식이 복잡하다고 느껴지면, 더 쉽게 이해하는 개념도 있다. 이긴 경기수와 진 경기수를 비교하는 것이다. 두 숫자가 같으면 '승률 5할'이다. 이길 확률이 50%는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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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판에서는 승률을 간단히 따져보기 위해 '플러스, 마이너스'라는 개념을 쓰기도 한다. 굳이 수학적인 퍼센트로 따지지 않고, "불과 일주일 전에는 5할에서 +2경기까지 가더니, 지금은 -3경기로 쳐졌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매우 쉽게 팀의 현재 상황을 따져볼 수 있는 방식이다.

어쨌든, '승률 5할'의 기본 개념은 어떤 상대를 만나든 팀의 승리 확률이 50%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어느 정도는 전력이 균형을 이룬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승률 5할'은 팀의 전력과 현재 분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적어도 승률 5할을 유지하고 있다면, 해당 팀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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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승률이란 상대를 이겨야 높아지는 수치다. 8개 팀이 서로 싸워 승률이 5할을 넘는 팀이 생기면, 반드시 5할 미만의 팀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적어도 5할을 하고 있다면 팀순위에서도 중간은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시즌 초중반까지 감독들이 '승률 5할' 목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어차피 야구는 장기레이스다. 레이스 중반까지는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막판 스퍼트를 위한 체력을 남겨두는 것이 현명하다. '승률 5할'은 야구팀에게는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시그널이 된다.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과 한화의 경기에서 한화가 넥센에 10대5로 패하며 8연패를 당했다. 경기 도중 얼음팩으로 더위를 달래고 있는 최진행(왼쪽)과 답답한 표정의 한화 선수들.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7.4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승률 5할'의 마성

그런데 이렇듯 누구나 목표로 하는 '승률 5할'이라는 게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팀간 전력차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선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이라는 변수도 떠오르게 된다. 또한 매 시즌 유독 상대전적이 강한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승률 5할'에 도달하거나 유지하는 게 만만치 않다.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보통 한 팀은 일주일에 6경기를 치른다. 우천취소가 없다고 가정할 때 매주 3승3패씩을 거둬야 승률 5할이 유지된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올시즌 각팀의 전력이 평준화된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수치다. 그래서 승률 5할고지에 오르더라도 하룻만에 떨어지는 현상도 자주 발생한다. 또 5할 고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면 몇 차례 연승을 거두면 금세 5할을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9일 현재, 8개 구단 중 승률 5할 이상의 팀은 총 6개(삼성-롯데-두산-넥센-SK-KIA)나 된다. 이것만 봐도 올 시즌이 얼마나 치열한 혼전속에 치러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5할이 안되는 팀은 LG와 한화인데, 두 팀에는 사연이 있다. LG는 6월 하순까지 승률 5할을 지키며 올 시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5할이 무너질 위기가 무려 10차례나 있었는데, 꿋꿋이 버텼다.

그러나 11번째 고비는 넘지 못했다. 지난 6월 24일 잠실 롯데전 패배로 승률 5할 고지가 함락됐다. 이후 2주가 넘도록 5할을 회복하지 못하며 현재 '-6승'인 상태다. 때문에 현재 LG의 목표는 전반기 내에 마이너스 숫자를 최대한 줄이거나 제로로 만드는 데 꽂혀있다.

한화는 올해 단 한번도 승률 5할을 해본 적이 없다. 늘 마이너스 였다. 현재는 27승45패1무로 승-패 차이가 '-18'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2010년 73경기를 치렀을 때도 27승46패로 승-패 차이가 '-19'를 기록한 적이 있었다. 결국 한화의 남은 시즌 목표는 마이너스를 얼마나 줄이는 지에 달려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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