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시절과는 다른 팀을 만들어 보겠다."
강원FC의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52)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강원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다. 최근까지 북중미-남미에서 축구연수 중이었던 김 감독은 지난 3일 남종현 강원 대표이사의 부름을 받고 감독직을 수락, 이날 귀국했다. 계약조건은 1년 6개월이다. 이날 공항에는 남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들이 나와 김 감독을 환영했다. 강릉농공고(현 강릉중앙고) 출신인 김 감독은 "강원이 창단할 때부터 한번쯤 팀을 맡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도자로 마지막 열정을 태워보고 싶었다. (이번 취임은) 그 시기가 빨라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K-리그를 대표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2005~2008년 성남 지휘봉을 잡고 K-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유럽과 남미를 돌며 익힌 탁월한 분석력과 체육학 박사 학위를 따낼 정도로 높은 학구열로 '공부하는 지도자'로도 명성이 높다. 2010년 5월 허난 젠예(중국) 사령탑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동유럽을 돌면서 눈을 트였다. 강원 감독직 제의를 받았을 때는 콜롬비아에서 선수들을 관찰 중이었다. 김 감독은 "해외에 체류하느라 국내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던 중 연락을 받았다"면서 "남 대표이사의 열정이 없었다면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취임 배경을 밝혔다.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원은 리그 19경기를 치른 9일 현재 승점 17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시즌 일정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 감독의 지도력에는 이견이 없으나, 2008년 말 성남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상당한 공백기간이 있었던 점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K-리그 정상급이었던 성남과 여건이 확연히 다른 강원에서 자기 색깔을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높다, 김 감독은 당장 1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대전 시티즌과의 2012년 K-리그 12라운드부터 팀을 이끌어야 한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팀 전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단, 성남 때와 접근하는 방식은 틀릴 것"이라면서 "어차피 팀을 이끌게 된 만큼 부딪혀 갈 생각이다. 당장 팀을 바꿀 수는 없지만 차츰 원하는 그림을 그려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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