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넥센과 두산이 깜짝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넥센은 내야수 오재일(27)을 두산에 내주고 대신 외야수 이성열(29)을 영입했다.
두 선수 모두 왼손 타자로 한방이 있는 중장거리포라는 점에서 비슷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포지션만 다를 뿐 나이도 별 차이 없다. 선수 경력이나 기록에선 이성열이 한 수 위다. 당연히 이성열(7200만원)이 오재일(3200만원)보다 연봉이 높다. 굳이 현재와 미래를 맞바꾼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치열하게 중상위권을 다투는 두 팀이 굳이 이 시점에서 왜 비슷한 선수를 맞바꾸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든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 선수 모두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자질은 분명 갖추고 있지만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면서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않고 있었다. 한창 야구를 해야 하는 나이이기에, 스스로에게도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 두산 김태룡 단장은 "두 선수 모두 자질에 비해 아직은 2% 부족하다. 선수나 팀 입장에서 환경을 바꾸면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트레이드 배경을 설명했다.
이종욱(두산) 이용규 김상현(이상 KIA) 박병호(넥센) 등 팀을 옮겨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의 사례는 수없이 많다. 코칭스태프나 동료 선수 등 팀 궁합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전력적인 고려가 전혀 배제된 것은 아니다. 주로 1루수로 나서는 오재일은 두산 오재원 최준석 등의 백업 수비 요원으로, 이성열은 넥센 이택근 유한준 장기영 오 윤 정수성 등이 주로 기용되는 외야수 백업 멤버로 각각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수비가 강하지는 않지만 한방이 있기에 지명타자나 왼손 대타 요원으로 쓰일 수도 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일단 외야수 가운데 왼손 중장거리포가 없기에 이성열의 영입을 내가 먼저 구단에 요구했다"며 "이성열은 LG와 두산을 거치며 잠실구장을 계속 홈으로 쓰면서도 2010년 24홈런을 칠 정도로 장타력은 검증된 선수다. 잠실보다 크기가 작은 목동구장에서 심적으로 좀 더 편하게 타석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넥센의 중심 타선이 우타자 일색이기에, 좌우 조합의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현재 이성열과 오재일은 똑같이 54경기에 나섰다. 이성열은 126타수 36안타(0.286)에다 3홈런 22타점을 기록중이고, 오재일은 135타수 23안타(0.170)에 4홈런 17타점을 올리고 있다.
이들이 각자 새로운 팀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면서 팀의 4강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선수는 각각 10일 새로운 구단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진 후 곧바로 엔트리에 합류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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