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손해? 그러기에 더욱 열심히 해야 합니다."
지난 9일 단행된 두산 이성열과 넥센 오재일의 트레이드를 놓고 두산이 '손해'라는 의견이 많다. 경험이나 그동안 보여준 성적이 이성열쪽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이성열은 2010년 24홈런을 친 적이 있고, 올시즌에도 트레이드 이전까지 타율 2할8푼6리에 3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넥센이 즉시 주전감으로 쓸 수 있는 타자다. 반면 오재일은 단 한 번도 풀타임을 뛴 적이 없는데다 올시즌 기록도 타율 1할7푼로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단순히 수치만을 놓고 봤을 때 두산이 '밑지는 장사'를 했다는 말이 흘러나올 법하다.
오재일의 생각은 어떨까. 오재일은 10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의 경기를 앞두고 두산에 합류해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주포 김동주가 부상으로 빠진 두산은 이날 오재일을 8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했다.
오재일은 배팅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자리를 했다. 트레이드가 된 소감을 묻자 "아직은 뭐가 뭔지 실감이 안난다. 신인 시절 막 1군으로 올랐을 때하고 비슷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오재일은 어린 시절 두산팬이었다고 한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뒤 단 한 번도 팀을 옮겨본 적이 없는 오재일은 스스로도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팀에 몸담게 됐으니 더욱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오재일은 "기사를 통해서도 봤는데 그런 이야기(두산이 손해)를 들으니 기분이 좋을 리는 없다. 그래서 그런 말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며 각오를 내보였다.
두산이 오재일을 데려온데는 미래에 대한 대비, 전력 보강 등의 이유가 작용했다. 흥미로운 것은 오재일이 고교 시절 김진욱 감독의 제자였다는 점이다. 오재일은 구리 인창고 시절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의 지도를 1년6개월 정도 받았다. 2학년때 야탑고로 전학을 가기 전까지 김 감독과 함께 한 것이다.
김 감독은 이날 오재일 트레이드에 대해 "올해 우리팀에 쓸 수 있는 선수다. 고교 시절 가르친 적이 있어 데려온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좋은 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의 장점을 묻자 김 감독은 "장타력을 갖췄다. 또 손목이 유연해 직구든 변화구든 배팅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 자기 스윙을 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정확성과 파워를 갖춘 왼손 타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트레이드는 시일이 지나 드러난 결과로 평가가 나오게 된다. 오재일이 두산에 합류한 첫날 예사롭지 않은 각오를 드러낸 것이나, 김 감독이 이번 트레이드의 합리성을 언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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