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에게 도전장을 내민 투수는 누구일까.
삼성 투수진 사이에 흥미로운 내기가 진행중이다. 셋업맨 안지만과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누가 먼저 실점하는가'를 놓고 내기를 걸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시즌 동안 전쟁과도 같은 승부를 매일매일 치른다. 그러다보면 긴장감을 이겨내고, 자체적으로 의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내기를 거는 경우도 있다. 삼성에선 오승환과 안지만이 내기를 했다.
간단한 내기다. 먼저 실점하는 쪽이 돈을 주기로 했다. 액수는 크지 않다. 서너명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을만한 금액이다.
오승환과 안지만은 몇년전 한집에 모여 살았던 적이 있을 만큼 절친한 관계다. 올시즌이 개막한 뒤 실점을 줄이자는 의미에서 내기를 시작했다. 일단 안지만이 한차례 졌다. 오승환보다 먼저 실점을 했기 때문이다. 오기가 발동한 안지만이 내기를 이어가고 있다.
안지만은 지난달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마지막으로 실점했다. 당시 1⅔이닝을 던지면서 2실점을 기록했다. 그후엔 8경기에서 11⅓이닝을 던지면서 아직까지 실점이 없다.
오승환은 더 오래됐다. 지난 5월8일 부산 롯데전에서 세이브를 하는 과정에서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그후 18경기에서 실점 없이 던지고 있는 오승환이다.
올시즌 초반에 안지만이 구위 저하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역시 안지만은 강력한 셋업맨이다. 최근 들어 좋은 모습을 회복하면서 삼성 투수진도 안정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환이 평소 셋업맨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이유가 있다. 크게 빛나진 않지만 묵묵하게 앞에서 지켜주는 투수들이 없다면 본인에게 세이브 찬스가 오기도 어렵다는 걸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내기는 내기다. 오승환과 안지만 모두 지기 싫어하는 상황이다. 안지만이 실점을 하면 오승환의 세이브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오승환의 실점은 곧 팀이 곤란에 처한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니 두 투수는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절대로 실점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오승환은 4월말 대구 롯데전에서 ⅔이닝 6실점으로 보기 드문 상황을 겪은 뒤 평균자책점이 회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수준으로 나빠졌다. 4월말까지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0.13이었다. 지금은 2.15까지 좋아진 상태다.
안지만은 시즌 30경기에서 1패10홀드를 거두면서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중이다. 사실 다른 팀에 가면 당장 주전마무리로 뛸 수 있는 투수다. 하지만 셋업맨으로 뛰는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케이스다.
내기가 승부가 나지 않고 길어진다면, 최고의 수혜자는 결국 구단과 팬들이다. 한차례 진 안지만이 독기를 품었으니 이번 내기는 꽤 오래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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