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결혼을 앞둔 김홍선 씨. 행복함에 젖어 있는 그에게도 아찔했던 순간이 있다. 바로 지난 4월에 있었던 가족 상견례다. 양가 어른이 만나는 자리라 장소 물색에 고민이 많았다. 특히 처갓집 어른들이 오랫동안 음식업에 종사해서 입맛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하던 중에 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 이태원천상이다. 처음에는 이자까야 요리전문점이라고해서 망설였다. 이자까야는 선술집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상견례 전에 방문한 김씨는 깜짝 놀랬다. 이태원천상은 퓨전이 아닌 진짜 일본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 양가 어른들은 대만족했다.
이태원천상은 일본이자카야전문점의 원조격이다. 1999년 이태원에 일식돈가스전문점을 오픈한 후 2000년에 일본이자카야전문점으로 재탄생했다. 1999년 당시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지금의 이자카야촌을 형성시킨 장본인인 셈이다.
이태원천상의 박순임 대표는 "이자카야는 선술집이란 개념 보다는 식사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맞다"며 "음식을 파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사업철학은 인테리어에 반영됐다. 편안하면서도 일본의 고즈넉한 멋을 강조한다. 또 모든 매장의 디자인을 정형화시키지도 않는다. 매장의 위치, 크기, 상권에 따라 각자의 특징을 살린다. 음식 연구 다음으로 인테리어 공부에도 정성을 쏟는 이유다.
음식에 대한 연구는 이태원천상만의 자랑이다. 특히 박 대표는 음식 트렌드와 맛 유지 그리고 끊임없는 메뉴 개발을 위해 틈틈이 시간을 내어 도깨비식 일본 출장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번 일본에 가면 도착한 새벽부터 수산시장을 비롯해 각종 음식점과 이자카야를 최소 8군데는 갔다 와야 직성이 풀린다고.
박 대표의 노력으로 이태원천상에는 스터디셀러 요리가 많다. 그 중의 하나가 모듬꼬치구이다. 참숯이 피어나는 야끼바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구워 냈다. 숯향과 신선하게 구워진 각종 채소들과 살아있는 고기의 육즙이 어우러진 안주요리다.
또 다른 베스트셀러이자 이태원천상에 오면 꼭 한번은 먹어 본다는 요리는 탱글탱글한 오징어 다리를 튀긴 오징어다리가라아게와 삼치가라아게다. 삼치가라아게는 부드러운 삼치살과 매콤한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어 바삭하게 튀겨낸 베스트 메뉴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류를 매콤함과 씹는 식감을 더해 향긋한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별미 안주다.
박 대표는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말한다. 특히 자신을 믿고 창업에 나선 이들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음식과 사업 경영을 위한 공부에 더 열성을 쏟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통 이자까야 일본요리전문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박 대표는 오늘도 끊임없는 공부와 맛 연구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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