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삼룡이 다시 모였습니다. 아무래도 든든하죠."
SK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13일 인천 문학구장. SK 덕아웃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2007~2008년 SK의 주축 선발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채병용이 오랜만에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SK는 어깨 피로를 호소한 엄정욱을 2군으로 내리고 채병용을 1군에 등록했다.
채병용이 1군 엔트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09년 10월24일 KIA와의 한국시리즈 7차전 이후 993일만이다. 정규시즌으로 따지면 그해 9월26일 이후 1021일만이다. 2009년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채병용은 2010년 4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해 올해 4월까지 2년간 군복무를 했다. 이후 2군에 합류해 몸을 만든 후 실전 등판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2군 5경기에서 13이닝을 던져 19안타 8개의 4사구 14탈삼진 9실점을 기록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채병용의 쓰임새에 대해 "2군에서 보고받기를 1군서 던져도 된다고 들었다. 보직은 아직 정하지 않았고 경기 상황에 따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SK 선발진이 탄탄하지 못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병용은 서서히 투구수를 늘려가며 선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채병용은 2군에서 투구수 53개까지 기록했다.
채병용은 "오랜만에 올라와서 그런지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한다. 몸상태는 100%다. 2군서 144㎞까지 나왔는데 어떤 보직을 맡든 열심히 던질 것이다"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채병용이 취재진과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던 제춘모가 "구삼룡(舊三龍)이 뭉쳤습니다. 10년이 지났으니까 신사룡이 아니라 구삼룡이 된 것이죠"라고 외쳤다. 이말을 들은 채병용은 반가운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지난 2002년 SK에는 '신사룡(新四龍)'으로 불리는 유망주 투수 4명이 있었다. 채병용을 비롯해 제춘모 윤길현 오승준 등 4명이 SK의 미래를 짊어질 '영건'으로 각광받았다. 10년이 흐른 지금, 오승준은 2004년 LG로 옮긴 후 은퇴해 현재는 서울고 투수코치로 일하고 있다. 이날 채병용이 1군에 복귀함으로써 제춘모 윤길현 등 '그때 그 멤버' 3명이 다시 모이게 된 것이다. 채병용은 "오랜만에 1군에 왔지만, 춘모와 길현이가 있어서 든든하다"고 했다.
채병용은 지난 3년간 가장 크게 바뀐 것을 가족이라고 했다. 지난 2008년 12월 송명훈씨와 결혼해 주원(2)과 주아(1), 딸 둘을 얻었다. 채병용은 "그때(2009년)하고 비교하면 두 딸이 생긴게 가장 달라진 점"이라며 "솔직히 지금은 팀보다는 가족을 위해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가장의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는 이야기다.
성 준 투수코치는 "워낙 경험이 많고 여전히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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