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이하 천상지희)의 린아가 KBS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으로 연예계 복귀를 알렸다. 2009년 스테파니의 허리 부상으로 팀 활동을 중단한 지 3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다.
걸그룹 장수비결? "인간성과 실력"
사실 2000년대 초반 가요계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천상지희라는 이름은 그리운 존재다. 우선 2005년 중국에서 데뷔 공연을 한 뒤 2006년 '부메랑'으로 일본에 정식 데뷔, '그레이스풀4' '스탠드 업 피플'등 일본어 앨범을 발매하며 현지 투어 공연까지 개최한 한류 1세대 그룹이라는 의미가 있다. 해외 활동이 잦았던 탓에 한국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2007년 정규 1집 '한번 더, OK?'로 가요 순위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영향력 있는 팀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직도 천상지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뜨겁다. 이처럼 오랜 기간 '핫한 걸그룹'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린아는 "우선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가수이기 때문에 노래는 물론 잘해야 하고, 자기 관리가 많이 필요하다. 방송에서의 좋은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평소 스태프에게 어떻게 하는지, 멤버들과의 사이는 어떤지 그런 게 중요하다. 그룹이라면 결속력이 좋아야 오래가는 것 같다. 인간성, 성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에서도 마찬가지.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외국에 가는 거라면 실력은 밑바탕이 돼야 한다. 또 의사소통이 돼야 하기에 외국어가 중요하다. 우리도 중국이나 일본에 가기 전 1대 1 레슨을 받았고, 현지에 갔을 때도 스케줄이 없으면 언어 연습을 많이 했다. 말을 잘 못해도 그런 모습을 귀엽게 봐주는 면도 있어서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일본은 예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인사성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내 자신을 낮춰야…"
사실 그에게도 힘든 시기는 있었다. 어린 나이에 연습생부터 시작해서 데뷔라는 목표 하나만을 위해 달려왔지만, 짧은 활동을 뒤로 하고 오랜 공백기를 맞았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으로 우울했고 힘들었다"고. 다행히 주변 사람들과 종교의 힘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린아는 "많이 쉬었지만 가족들과 여행도 다니고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내 마음 속 생각들을 다시 읽으면서 뭘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성도 잡게 됐다. 마냥 버린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본격적으로 활동에 재시동을 걸었던 것은 2011년. 뮤지컬 '늑대의 유혹' '젊음의 행진' '페임'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심신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그의 행보는 한순간 반짝인기를 믿고 '톱스타 놀이'를 하거나 '새치기 배역 따기'를 하는 일부 아이돌과는 확연히 달랐다. 수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직접 오디션을 보며 '신인 연기자'부터 시작했던 것. 린아는 "슬럼프 기간에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먼저 자신을 높이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오디션을 볼 때도 일부러 가수 경력은 이력서에 넣지 않았다. 어딜 가든 신인의 마음으로, 배우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이 통했던 걸까. 3차 공개오디션 끝에 합격한 이번 작품, '대왕의 꿈' 촬영장에서 린아는 '가수 출신 연기자'가 아니라 '재간둥이'로 통한다. 그는 "오디션을 볼 때 뮤지컬 연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노래와 연기를 보여 드렸다. 감독님께서 이후로 '앞으로 린아는 촬영장에서 노래 하나씩 해'라고 하셨다. 가수도 뮤지컬도 다 밑바탕이 됐구나 하고 뿌듯했다"며 웃었다.
결혼은 아직, 일이 먼저
29세, 슬슬 결혼에 대해 생각해 볼 나이다. 물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란다. "친구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하는걸 보면 '난 여태까지 뭐했지?'라는 생각을 하긴 한다. 하지만 결혼한다고 했을 때 '린아가 누구야?'란 반응보다 '아, 린아가 결혼하는구나'라는 반응이 나올 때쯤, 연기자로 자리를 잡고 안정적일 때 결혼을 하고 싶다"는 설명. 우선은 연기자로 인정받기 위한 첫걸음을 잘 떼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내년 말까지는 사극 연기에 몰입해서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아직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너무 많다. 어떤 곳에서도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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