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졸전을 거듭하며 런던행 티켓 확보에 실패, 국민들에게 엄청난 실망감을 안긴 여자 농구대표팀 난맥상의 책임을 가리는 자리가 마련된다.
대한농구협회는 17일 오후 이종걸 협회장을 비롯해 박소흠 진성호 등 부회장단이 모두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한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안건은 지난 1일 터키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최종예선 패자준결승전에서 일본에 충격적인 28점차의 대패를 당한 여자농구 대표팀과 관련한 문제다.
여자 대표팀의 경우 감독 선임부터 선수 선발, 훈련과 운용 등 전반적인 과정에서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올림픽 티켓 확보 실패가 이미 '예견된 인재'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따라서 이사회에서는 이에 대한 책임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일 발생한 '터키 참사' 이후 협회 김상웅 전무이사는 "책임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게 됐다"고 말했고, 대표팀 단장 자격으로 터키에 동행했던 박소흠 부회장도 3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사회가 열리면 종합적으로 논의한 후에 책임을 지겠다. 본선 진출 실패를 통감하며 (이사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책임을 져야할 주체들이 책임 소재를 가린다는 점이다. 납득할만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을지에 의문이 드는 이유다.
이번 올림픽 탈락의 가장 큰 원인은 정치판으로 전락한 협회의 독단적인 행보에 기인한다. 대표팀 단장을 맡았던 박 부회장이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종걸 협회장에 이어 이 자리에 도전하면서 부회장단을 '친정 체제'로 구축하다보니, 각종 무리수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것.
특히 박 부회장은 "대표팀 구성과 운용은 전적으로 강화위원회의 소관이지 부회장단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정작 강화위원회에서 끝까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킨 장본인은 박 부회장이 협회로 끌어들인 정미라 여자농구 담당 기술이사였다. 박 부회장은 현재 중고농구연맹 회장을, 정 이사는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 이사는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대내외의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왜 나에게만 비난을 하느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회장단(박소흠, 진성호 부회장 등)과 함께 결정한 사항이다. 만약 책임을 진다고 해도 나 혼자 질 수는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 이사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모두 치사한 사람들이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정 이사는 연락을 끊은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이번 이사회에서 '도마뱀 꼬리 자르기'를 하듯 정 이사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또 다른 비난 여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협회 이사회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다수의 여자농구 관계자들은 "다시는 이번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이번에도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이번 참사에 원인을 제공한 모든 사람들에겐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더 나아가 다가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심도깊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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