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태완(31)은 경남고 시절 '작지만 매운 고추' 같았다. 키가 1m74로 작았지만 펀치력으로 유명했다. 2000년 2차 3라운드에 LG 지명을 받았다. 이후 중앙대를 거쳐 2004년 프로무대로 왔다. 처음엔 금방 '대형 사고'를 칠 것 같았다. 2004년 시범경기 성적이 화려했다. 12타점으로 한화 김태균과 타점 공동 1위를 했다. 홈런 3개(4위)에 타율이 3할3푼3리(6위). 앞으로 레드 카펫이 깔린 줄 알았다.
수비력이 떨어지는 내야수에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백업을 전전하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2008년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김태완은 주전이라기 보다 백업 선수다.
그는 시즌이 끝날 때마다 팀을 떠날 수도 있는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LG 구단은 김태완의 펀치력이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기다렸다.
그런데 될만 하면 꼭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김기태 LG 감독은 지난 동계훈련 때 김태완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랬는데 시범경기 때 베이스러닝을 하다 발목을 다쳤다. 시즌 개막 후 50일쯤 지난 5월말 1군으로 올라왔다.
지난해에는 양쪽 종아리 근육을 다쳐 7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만하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10일 잠실 두산전에선 더 기가막힌 경험을 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로부터 프로 첫 만루홈런을 빼앗았다. 그런데 가슴쪽에 통증이 왔다. 홈런을 치기 전 스윙을 하다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 조금 아팠지만 참고 방망이를 휘두른 게 좌월 만루포로 이어졌다. 11일 김태완은 짐을 싸서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그는 2010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왼쪽 옆구리에 피멍이 들고, 목에 담이 왔는데도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적이 있다.
그는 어깨와 손목이 강하다. 하지만 경기를 할 때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선수들보다 부상이 잦다. 정상적인 컨디션에서 오히려 힘을 빼고 치면 더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
김태완은 갈비뼈를 다쳤을 때만 해도 후반기에나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3루수 4번 타자 정성훈이 허리를 다쳤다. 김태완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8일 1군으로 올라왔다.
17일 SK전에서 역전 결승 2루타로 팀의 7연패를 끊었다. 그리고 18일 SK전에서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그의 맹활약으로 LG가 부진에 급제동을 걸면서 반등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김태완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를 경우 타율 2할8푼에 10홈런 이상이 가능하다고 본다. 김기태 감독은 김태완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으로 부상을 꼽는다.
김태완은 정성훈이 후반기 복귀하면 3루를 내주고 다시 2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그럼 서동욱 김일경과 2루수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해 주전 2루수였던 박경수의 군입대 후 누구도 아직 2루를 꿰차지 못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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