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2위. 발판은 잘 마련했다. 후반기 선두싸움을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뜻. 하지만 이런 롯데에도 변수가 하나 있다. 선발진의 활약 여부다. 특히 올시즌 1선발로 주목을 받았던 송승준이 어떤 활약을 펼쳐주느냐에 따라 롯데의 후반기 성적이 달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팀의 위한 희생,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송승준은 지난달 23일 잠실 LG전에서 투구 도중 왼쪽 골반 근육에 통증을 느껴 경기 도중 교체되고 말았다. 송승준이 갖고 있던 고질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어느덧 롯데 마운드의 중심이 된 존재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23일 경기 후 검진을 받은 뒤 29일 두산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후 8일 삼성전에도 등판했다. 결과는 2패. 몸이 좋지 않았다. 허리 통증은 물론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내성발톱이 생겼다. 말그대로 발톱이 살을 파고드는 증상으로 통증이 엄청나다. 송승준은 "왼쪽 허리에 하중을 줄이기 위해 무게중심을 몸 오른쪽으로 옮겨 던졌더니 결국 마운드를 긁는 오른발쪽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송승준은 결국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참고 또 참았지만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올스타전 선발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도 팀 동료 유먼에게 넘겨줘야 했다.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4승8패. 한화와의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하고도 패전, 또는 승패 없음을 기록한 경우가 4번이나 됐다. 송승준은 "내 개인성적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담담히 말했지만 힘이 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양승호 감독 "결국은 송승준이 해줘야 한다."
우여곡절 끝에 전반기를 마쳤다. 이제 롯데의 운명을 가를 후반기가 다가오고 있다.
양승호 감독은 후반기 전망을 하며 "결국 송승준이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물론 승수를 많이 올려주면 더할나위 없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건 승수가 아닌 송승준만이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감이다. 팀의 주축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게 양 감독의 생각이다.
롯데는 올시즌 송승준과 사도스키가 기대했던 성적을 올려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유먼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후반기 순위싸움에서,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결국 토종 에이스 투수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게 정설이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결국 경험 많은 투수가 가장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일단 올스타전 출전이 무산되며 송승준에게는 천금같은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허리와 발가락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올스타전 출전 무산은 아쉽지만 후반기 활약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과연 송승준이 후반기 롯데 마운드 기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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