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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었던 9대 명장면

by 류동혁 기자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1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번트 대결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이용규가 볼을 던진 김상훈과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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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1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펼쳐졌다. 서건창이 '아이언 맨' 헬멧을 턱돌이에게 받아 쓰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대전=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너무나 뜨거웠던 더위. 하지만 21일 대전에서 열린 2012 올스타전은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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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의 올스타전은 독특하다.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풍경이 있다. 소속팀과 상관없이 살가운 풍경들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진다. 별들의 전쟁과 함께 그라운드 밖의 깨알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 고교수가 적다. 한 다리 건너서 모두 다 아는 사이. 때문에 친밀도가 그만큼 높고, 축제의 장을 100% 즐길 수 있다. 정규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올스타전의 희귀한 장면들. 수많은 해프닝 속에서 9대 명장면을 모아봤다.

'김거포'의 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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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의 백미 홈런 레이스. 한화 김태균이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는 무서웠다. 예선에서 14개, 결승에서 6개의 홈런을 날리며 경쟁자를 가볍게 따돌렸다. 특히 예선에서는 8개의 홈런을 연속으로 날리며 경쟁자들의 기를 팍 죽였다. 김태균의 홈런 치는 모습을 본 삼성 진갑용은 "다 포기해라"고 농담을 던졌고, 김태균 다음 차례였던 강민호는 "나 안해안해"라고 손사래.

류현진 vs 유먼, 종목은 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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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좌완 류현진. 롯데의 에이스이자 외국인 최고의 좌완 유먼. 그들은 이스턴팀과 웨스턴팀의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정작 맞대결의 진수를 보여준 것은 '번트왕 이벤트'.

한화에서는 당초 박찬호가 출전할 예정. 하지만 갑작스러운 허리부상으로 류현진으로 변경됐다. 그는 시작 전 "고등학교 1학년 이후 번트를 댄 기억이 없다. 그래도 20점을 받겠다"고 큰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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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은 1루와 3루 쪽에 양궁과녁모양의 점수판을 깔고 1~5점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 총 4번의 시도. 즉 류현진의 목표는 만점.

하지만 1차 시기에서 1점을 획득한 것이 끝. 꼴찌가 유력했던 류현진을 살려준 것은 유먼. 그는 "류현진을 이기는 게 목표"라고 했지만, 단 1점도 획득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땡큐 유먼"이라고 박장대소.

시크한 강민호의 감사 세리머니

올스타 최다득표(89만2727표)를 얻은 강민호. 그의 감사 세리머니는 짧고 강렬했다. 등번호 47번 대신 등에 '가문의 영광, 쌩유'라는 글자를 새긴 것.

최다득표의 기쁨을 '가문의 영광'이라고 표현함과 동시에 '생큐'를 유머러스하면서도 가볍게 부르는 '쌩유'를 결합시킨 것.

'용규놀이'는 계속된다

너무나 끈질긴 커트 승부를 일컫는 '용규놀이'.

올스타전 번트왕 이벤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KIA 이용규. 그 비결도 '용규놀이'였다. 볼을 던져준 선수는 김상훈. 하지만 이용규는 너무 까다롭게 공을 골랐다. 장내 아나운서가 "볼을 고르는 것은 좋은데 시간이 없다"고 말할 정도. 하지만 이용규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3차시기까지 5점을 획득한 상태. 선두는 9점을 얻고 있었던 넥센 서건창. 이용규는 마지막 4차 시기에서 5점 만점을 기록, 짜릿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이용규가 함성을 지르며 김상훈에게 달려가 안기려 했지만, 지친 김상훈은 웃으면서 세리머니를 외면.

윤희상의 굴욕

올해 SK 선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윤희상은 올스타전 첫 출전. 팬 사인회 때 그의 부스가 비교적 한산했던 것은 이해할 만했다. 윤희상은 "한화나 롯데 팬들이 적극적으로 사인을 요청하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고 말할 정도. 홈런레이스 때 사건이 벌어졌다. 팀동료 최 정의 타석 때 볼을 던져주기로 한 윤희상. 그런데 볼이 계속 높았다. 타자 몸쪽으로 향해, 최 정의 피하는 공도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두산 김현수는 "홈런 레이스에서 투수를 쓰면 안된다. 본능적으로 안 맞으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정밀분석. 결국 윤희상은 '강판'됐다. 보다못한 최 정이 롯데 문규현으로 투수를 바꿨다.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첫 강판기록.

사이드암 투수 양승호감

부상을 입은 송승준의 대타로 올스타전 선발의 기회를 잡은 롯데 유먼. 단단히 준비했다. 경기 전부터 싱글벙글이었던 그는 '파격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왼손 정통파 투수인 그는 갑자기 폼을 바꿔 사이드암 스로로 던졌다. 124㎞의 직구가 들어왔다. 1회에만 3개의 삼진. 그의 변형작전이 통했다. 그 뿐만 아니라 상사에 대한 '아부 작전'도 있었다. 등번호에 '양승호감 ♥'를 새겼다. 롯데 양승호 감독의 긍정적인 별명이 양승호감이다. 여기까지는 이해할 만했다. 하지만 ♥는 오버다.

명불허전 턱돌이

경기는 '예능'이 아닌 '다큐'로 흘렀다. 선동열 웨스턴팀 감독이나 류중일 이스턴팀 감독이나 진지하게 승부했다. 어색한 긴장감이 도는 그라운드에서 청량제 역할은 턱돌이가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쁜 파트너(타히티 지수)와 함께 그라운드를 종횡무진하던 그는 7회 넥센 서건창이 교체돼 나오자 세리머니를 진행했다. 서건창의 헬멧을 뺏은 뒤 미리 준비한 아이언맨 헬멧을 씌웠다. 그리고 하이파이브를 여러차례한 뒤 기를 불어넣어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서건창은 볼넷을 얻어 출루했지만, 8회 수비 때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다.

김상수, 류중일의 후계자?

4회 이스턴팀에서 엄청난 수비가 나왔다. 유격수 김상수(삼성)가 그 주인공. 한화 한상훈이 친 타구는 3루와 유격수 간을 꿰뚫는 직선타구. 그런데 믿기지 않을 정도의 순발력을 보인 김상수는 그대로 다이빙 캐치, 그대로 아웃시켰다. 이날 뿐만 아니라 올스타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수비장면 중 하나. 이스턴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역시 대단해. 내 현역시절을 보는 것 같아"라며 흡족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롯데 내 라인업 쓰는 거? 안~돼에

이날 이스턴팀은 롯데 선수 9명이 선발출전했다. 이스턴팀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은 정규리그 롯데에서 쓰던 것과는 다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특히 1번 김주찬, 2번 손아섭 등 테이블 세터진의 변화가 심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번은 전준우, 2번 김주찬, 3번 손아섭이 나선다. 변화의 결과는 대만족. 5대2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뒤 류 감독은 "롯데에서 후반기에 내가 올스타전에서 쓴 라인업을 쓰는 건 안됩니데이~"라고 했다. 약간의 걱정이 담긴 농담이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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