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주인공으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일부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중심이 됐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판도는 2000년대 후반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원더걸스(MTV '원더걸스') 소녀시대(Mnet '소녀 학교에 가다') 빅뱅(Mnet '리얼다큐 빅뱅') 2NE1(Mnet '2NE1 TV') 2PM-2AM(Mnet '열혈남아')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한 뒤 우후죽순처럼 신생 그룹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만 해도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 전부터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했고 데뷔를 앞둔 팀들도 대부분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촬영했거나,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SBS-MTV '용감한형제의 빅스타쇼'를 통해 데뷔 전 얼굴을 알린 빅스타.
이처럼 신생 그룹들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목숨을 거는 것은 초반 팬덤 굳히기 때문. 기존 가수들만 해도 100팀이 넘어가면서,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는 사전 노출이 중요하다. 이때 리얼리티 프로그램만큼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는 것. 빅스타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무래도 데뷔 전에 인지도를 쌓고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빅스타의 경우에도 방송이 나가면서 꾸준히 팬클럽 회원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만 데뷔를 앞둔 팀이 20여 팀에 육박하다 보니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을 확정 짓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신생 그룹 데뷔를 준비하는 기획사에서는 방송국에 '딜'을 하기도 한다. 적게는 수 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제작비를 기획사에서 부담하거나, 투자자를 유치해 주기로 하고 자사 아티스트를 출연시키는 것. 한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캐스팅되는 것은 가능성이 적다. 그래서 회당 출연료를 포함한 제작비를 기획사 쪽에서 부담하는 경우도 많다.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프로그램 촬영 중 이벤트가 진행되면 그 경비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은 크다. 그래도 초반 인지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트렌드E '에이핑크 뉴스'로 화제를 모았던 에이핑크. 사진제공=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하지만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을 한다고 모두 다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데뷔를 하는 팀도 너무 많다. 독창적인 아이템이 없다면 인풋에 상응하는 아웃풋을 창출할 수 없다. 관계자는 "이미 데뷔를 한 팀도 많은데 데뷔를 할 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솔직히 데뷔 리얼리티는 비슷비슷한 게 사실이다. 최악의 경우엔 시청률이 저조해 프로그램 자체가 조기 종영되는 일도 있다. 그렇게 되면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고 지적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박 징조를 보이더라도 문제다. 고된 연습생 시절을 거치고 서러운 무명 시절을 지내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인간성이 구축되는데, 데뷔도 하기 전에 인기를 끌게 되면 이 점에서 부족함이 생긴다는 것.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연습생이 '데뷔만 하면 나는 된다'는 생각을 하고 연습생 시절을 겪어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겸손함과 성실함 등의 덕목을 갖추게 된다. 그런데 데뷔도 하기 전에 팬들이 보이고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런 면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때 주변에서 행동을 잘 다스려줄 존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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