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일간 이어졌던 MBC 파업 사태가 잠정 중단되고 18일부터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파업 장기화로 인해 대체 편성됐던 '무한걸스'와 '무작정 패밀리'의 앞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무한걸스'는 '우리들의 일밤' 1부 시간에 독자 편성됐고, '무작정 패밀리'는 시사 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 대신 방송됐다. MBC 지상파에서 방송된 다음엔 케이블 채널인 MBC에브리원에서도 전파를 탔다.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 악전고투했던 두 프로그램은 '파업의 액받이' 임무를 마치고 조만간 원래 주인에게 자리를 내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당장에 편성 스케줄에 큰 변동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업으로 인한 공백기를 털어내고 방송이 정상화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앞에 닥친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이 맞물려 있어서 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다수의 프로그램이 2~3주간의 결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한걸스'와 '무작정 패밀리'를 제작하고 있는 MBC플러스미디어는 20일 "아직 MBC로부터 두 프로그램이 지상파 편성에서 제외된다는 통보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한도전'의 인기 아이템을 패러디했던 '무한걸스'는 앞으로 독자적인 컨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프로그램의 관계자는 "그간의 방송을 통해 '무한걸스'를 시청자들에게 알렸으니 이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지난 13일에 새로운 아이템으로 녹화를 진행했다. 런던올림픽을 맞이해 태릉선수촌을 소재로 삼아 멤버들의 좌충우돌을 담았다. '무한걸스'는 14일에 이어 22일 '단짝 특집' 2편을 내보냈고, 29일에는 런던올림픽 박태환 수영 경기 생중계로 인해 1회 결방된다. '무한걸스'의 태릉선수촌 편은 8월 5일에 방송될 예정이다.
사실 MBC는 파업 전에 '우리들의 일밤' 1부 코너로 '승부의 신'을 준비 중이었다. '무한도전'의 '하하 대 홍철' 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승부의 신'은 출연진이 두 팀으로 나뉘어 10라운드의 대결을 펼친 뒤 모든 결과를 맞춘 관객 1인에게 선물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김용만, 탁재훈, 김수로, 노홍철, 김나영 등이 출연한다. 체육관 대관 문제 때문에 파업 기간 중에도 녹화를 진행했다. MBC는 아직까지 '승부의 신'의 편성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일밤' 1부로 편성될 가능성이 높아 런던올림픽이 끝나면 '무한걸스'는 케이블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한걸스'가 일요일 저녁 예능 격전지에서 1~2%대 시청률로 고전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무작정 패밀리'의 입장도 난처하다. 원래 자리 주인인 '시사매거진 2580'은 보도국에서 제작하는 시사 프로그램이라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29일부터 런던올림픽 중계방송과 시간대가 겹치게 돼 우선은 3주간 결방된다. 그 이후의 '무작정 패밀리'의 방송 여부는 아직 안갯속이다.
'무한걸스'와 '무작정 패밀리'의 위태로운 처지는 MBC가 '땜질' 편성을 했을 때부터 예고됐던 결과다. 특히 MBC에브리원의 간판 예능으로 활약했던 '무한걸스'는 지상파 입성 후 지난 5년간 쌓아온 명성에 상처만 입었다. '무한도전'의 대체재로 인식된 탓에 시청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태생부터 '무한도전'의 스핀오프인 데다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초대되기도 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무한걸스'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무한도전' 패러디라는 다소 안이한 선택을 한 것은 아쉽지만, '무한걸스'를 향한 비난은 마구잡이식 땜질편성을 한 MBC의 잘못이 크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 된 '무한걸스'와 '무작정 패밀리'가 런던올림픽 이후 지상파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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