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의 조용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난 프로야구는 후반기에도 뜨거운 순위 싸움이 이어질 조짐이다. 여기에 개인 타이틀을 놓고 부문별로 치열한 각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타격 부문만큼은 김태균의 독주 체제가 확고하다. 김태균은 지난 4월17일 삼성 박석민을 제치고 타격 선두로 나선 이후 단 한 번도 순위가 떨어진 적이 없다. 24일 대전 롯데전서는 4타수 1안타를 치며 타율 3할9푼6리를 기록했다. 2위인 넥센 강정호의 타율이 3할4푼9리로 김태균과는 4푼7리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김태균의 타격왕 등극은 기정사실이다.
관심은 김태균이 과연 프로 원년인 1982년 백인천(0.412) 이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4할 타자에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4할에 가장 근접했던 이종범도 매년 4할 도전 타자가 나올 때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다.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범은 지난 94년 타율 3할9푼6리로 타격왕에 올랐다.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타율이다. 그해 이종범은 8월21일, 팀경기수 104게임까지 4할 타율을 지켰다. 그러나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말 배탈 증세를 보이며 12타석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4할 도전에 실패했다.
김태균도 시간이 흐르면서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6월15일까지 4할대를 유지했던 김태균은 이튿날 인천 SK전에서 1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3할9푼9리로 3할대로 떨어졌다. 김태균의 타격감이 바닥을 치던 시점이다. 김태균은 오른손 엄지 부상으로 6월에 6경기나 결장했다. 올시즌 들어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7월 들어 컨디션을 회복하며 3할8푼8리까지 추락했던 타율을 조금씩 일으켜 세우며 4월에 근접시켰다. 지난 18일 대전 삼성전에서는 3안타를 몰아치며 4할1리로 다시 4할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크게 부각되고 있지는 않지만 김태균은 지난 6월22일부터 이날 롯데전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이 기간 타율이 정확히 4할(55타수 22안타)이다. 삼성 이승엽이 5월8일 부산 롯데전부터 5월30일 대전 한화전까지 20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한 이후 올시즌 두 번째로 긴 히트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타격감이 꾸준하다는 뜻이다. 지난 21일 대전 홈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는 예선과 결선 합계 20개의 아치를 그리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태균의 의지 또한 굉장히 강하다. 김태균은 부상 부위가 완벽하게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방망이를 돌릴 정도가 된다면 마냥 쉴 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무너진 팀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4할을 향해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이날까지 80경기를 치렀다. 김태균으로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남은 53경기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이날까지 김태균은 게임당 평균 3.356타수를 기록했다. 이를 53경기에 적용하면 남은 타수는 약 178타수가 된다. 4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72안타를 추가해야 한다. 타율로는 4할4리를 기록하면 된다. 어디까지나 산술적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페이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꿈의 타율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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