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엷게 걸려 있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 류현진(한화). 후반기 첫 등판인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9이닝 8안타 3실점으로 올 시즌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129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에 역투를 거듭한 결과.
그를 25일 경기 전 잠시 만날 수 있었다.
부담이 많은 경기였다. 그는 "처음부터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지난 18일 삼성전 2이닝 8실점의 최악의 투구. 부진의 영향이 남아있었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에서 너무 많이 맞아서 경기 초반 코너워크를 너무 많이 의식했다. 그 때문에 볼 카운트가 불리해졌고, 역효과가 났다"고 했다.
2회 2실점을 허용했다. 과정이 좋지 않았다.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1사 2루의 위기상황에서 풀카운트 접전을 펼치던 황재균에게 중전적시타를 맞았다. 주무기인 130㎞ 서클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떨어지지 않고 높게 들어왔다. 다음 타자 박준서와의 승부에서도 풀카운트까지 갔다. 143㎞ 직구가 한가운데 몰렸다. 또 다시 적시타. 코너워크에 신경쓰다보니 정작 승부처에서 부담을 가지고 연속으로 실투를 했다. 류현진의 말한 부작용이다.
하지만 그는 에이스였다. 류현진은 "9회 2사 1, 3루 상황에서 감독님께 '내가 던지겠다'고 사인을 보냈다. 맞아도 내가 맞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결국 스스로 경기를 끝냈다.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삼성전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비로 인해 등판이 취소되면서 10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컨디션 조절이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0일 동안 가볍게 캐치볼만 했다.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다. 힘을 최대한 아끼려는 나름의 의도. 하지만 "마운드에 올랐는데, 생각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전력투구를 안하다가 실전에서 하려니 그런 상황이 생긴 것 같다"며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게 좋은 게 아닌 것 같다. 이거 하나 배웠다"고 미소짓기도 했다.
개인통산 100승 달성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2006년에 데뷔해 통산 93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남은 경기에서 7승이 목표다. 자연스럽게 올 시즌 10승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쉽지는 않다. 후반기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류현진이 등판할 수 있는 경기는 10~11게임. 하지만 그는 "너무 이기고 싶다. 꼭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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