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하루에 물을 24ℓ나 마신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항상 목이 말라 습관적으로 물을 마신다는 그녀는 하루에 화장실을 40차례나 들락거린다. 그 바람에 잠도 1시간 정도 밖에 못 잔다고 한다.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이 여성처럼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면 '물 중독증'에 걸릴 수 있고, 심하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물 중독증(water Intoxication)은 한꺼번에 물을 과다 섭취해 체내 전해질 농도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혈액의 정상 나트륨(염분) 농도는 혈액 1ℓ당 140m㏖(밀리몰) 정도인데, 135m㏖보다 낮아지면 물 중독증이 된다.
몸에 수분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혈액은 묽어지고 혈액 속 나트륨 농도는 옅어진다. 차움 안티에이징센터 서은경 교수는 "이 상태에서는 세포 안팎의 농도 차이로 인해 세포 밖의 과다 수분이 세포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세포가 붓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뇌세포가 부으면 뇌압이 상승해 두통과 호흡 곤란ㆍ근육 경련ㆍ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액의 나트륨 농도가 100m㏖ 이하까지 떨어지면 중추신경계가 손상돼 혼수상태에 빠지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운동 후엔 물 대신 이온음료
통상 성인에게 필요한 1일 수분 섭취량은 최대 2ℓ 정도다. 그러나 개인의 체중이나 질병력, 기후 등에 따라 양은 달라진다. 물 중독증은 수분 섭취량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저체중인 사람,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작업을 하는 사람, 요붕증(호르몬 이상으로 소변량이 많아지는 증상)이나 심인성 다음증(심한 갈증으로 다량의 물을 찾는 증상)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은 특히 물중독증에 주의해야 한다.
잦은 스트레스로 신장의 배설 능력이 떨어져도 물 중독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라도 억지로 많은 양의 물을 빨리 마시거나 과격한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뒤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물 중독증에 걸릴 수 있다. 서은경 교수는 "요즘은 푹푹 찌는 더위로 인해 아무 생각없이 물을 막 들이키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피해야 할 것 중의 하나"라며 "물은 시간당 최대 1ℓ 이상은 마시지 말고, 조금씩 나눠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격렬한 운동 후 땀을 많이 흘렸다면 체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물 대신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노훈 헬스조선 기자 pnh@chosun.com 이성준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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