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이 좋은 SK 이호준(36)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여름이 좋다고 했다. 지명타자들은 무더운 여름이 다른 선수들 보다 유리하다고 했다. 상대 투수가 무더위로 지쳐 있을 때 지명타자는 에어컨이 잘 나오는 라커룸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한 후 타석에 들어가기 때문에 좋다는 것이다.
지명타자는 수비 부담 없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일부에선 수비를 겸하는게 타격감을 유지하는데 좋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호준의 말 처럼 체력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많은 여름에는 지명타자가 유리한 점이 있다. 열대야가 있어 덕아웃에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때는 더욱 그렇다.
그는 이번 시즌 초반 1루 수비를 봤다. 하지만 수비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동작이 나왔고 지명타자로 굳어졌다.
이호준은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7회 시즌 13호 홈런을 터트렸다. 삼성 선발 차우찬의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호준의 한방으로 SK는 비록 6대9로 졌지만 뒷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그는 자신의 말 처럼 지친 차우찬을 두들기는데 성공했다. 이호준은 앞선 3타석에선 볼넷, 삼진, 2루수 뜬공을 기록했다.
그는 24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지명타자로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연이틀 대구는 섭씨 35도를 웃돌 정도로 무더웠다. 하지만 이호준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경기전 타격 훈련 때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이번 시즌 타율 2할9푼4리, 13홈런, 41타점으로 SK 중심 타자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지난해 부진(타율 2할5푼3리, 14홈런, 62타점)을 완전히 털고 일어섰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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