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황재균(25)과 LG 오지환(22), 그리고 넥센 박병호(26). 소속팀의 주전 내야수라는 점 말고 공통점이 하나 있다. 7월 25일 현재 2012시즌 전경기 출전 선수는 이들 세 명 뿐이다. 두산 정수빈이 25일 LG전에 나서지 못하면서, 개근상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팀이 치른 80경기 전게임에 나선 황재균과 오지환 박병호는 이제 133경기 전게임 출전을 향해 달려간다.
전경기 출전은 꾸준한 성적과 팀 내 위상이 따라줘야 하고, 성실성, 타고난 체력 등과 맥을 같이 한다. 부상없이 몸관리를 잘해 공백없이 팀에 기여했다는 뜻이다. 따로 타이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근상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 전경기 출전 선수는 3~4명에 그쳤다.
2010년 강정호(넥센)와 안치홍(KIA) 조인성(LG), 2011년 강동우(한화) 이대호 전준우(이상 롯데) 최형우(삼성)가 페넌트레이스 모든 경기에 모습을 나타냈다. 전경기 출전선수 대다수는 그해 평균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시즌 전경기 출전 선수 셋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넥센의 '영웅' 박병호다.
새벽 소폭이 쌓인 첫 눈 위를 걷는 느낌일 것 같다.
지난해 7월 말 LG에서 히어로즈로 이적한 박병호에게 올해는 풀타임 첫 시즌이다. 박병호는 25일 KIA전에 4번-1루수로 나서 2005년 프로 데뷔 후 한 시즌 자신의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썼다. 프로 첫 해인 2005년 79경기 출전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물론, 루키시즌에는 교체 출전의 비중이 높아 출전 경기수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주축선수들이 부상이나 슬럼프, 피로누적으로 출전하기 못할 때도 박병호만은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켰다. 올해 80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타석에 섰다. 8개 구단 중심타자 중에서 전경기에 4번으로 나선 것은 박병호가 유일하다. 김시진 감독은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루수인 박병호를 종종 지명타자로 내세우고 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박병호는 히어로즈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25일 현재 타율 2할8푼(286타수 80안타), 17홈런, 64타점. 타점 공동 1위에 홈런 공동 3위, 2루타 1위(25개), 장타율 5위(5할4푼5리)다.
그의 달라진 면모, 위상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하나 더 있다. 볼넷 47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선구안이 좋아졌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상대 투수가 박병호를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전경기 출전은 값진 기록이지만, 달콤한 휴식의 유혹을 떨쳐야 한다. 또 체력이 떨어지는 한여름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전경기 출전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박병호도 전경기 출전을 의식하고 있을까.
그는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경기 출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는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전경기 출전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체력을 타고났는 지 아직까지 체력적으로 고비가 없었다고 했고, 따로 체력관리를 위해 챙겨먹는 음식도 없다고 했다. 박병호는 "잘 먹고, 잘 쉬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2012년 새로게 태어난 박병호가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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