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우익수 이정호(3학년)는 공부하는 운동 선수다. 다른 야구부 동료들과 달리 정규 수업을 다 듣고 과외 시간을 내서 야구를 한다. 시험기간에는 공부에 80%, 야구에 20% 비중을 둔다. 반대로 시험이 끝나고 나면 야구에 80%, 공부에 20% 시간을 투자한다.
그는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학에서 야구와 공부를 병행한 후 프로무대를 맛보고 싶다. 그후 최종 목표는 한국야구를 이끄는 행정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야구와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아가고 있다. 특성화 계열인 덕수고 경영과 80명 중 전교 9등까지 해봤다. 최근 끝난 기말시험에선 10등으로 약간 떨어졌다. 그래도 그는 실망하지 않는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보통 선수들과는 다르다. 대개 야구 선수들은 초등학교 3~4학년 때 지도자 또는 담임 교사의 권유로 운동에 입문한다. 이정호는 청량중 1학년때까지 학교 야구부가 아닌 리틀야구단에서 운동을 했다. 클럽 형식으로 공부를 하면서 시간이 날 때 운동을 하는 식이었다. 중학교 3학년때 덕수고 감독의 눈에 들어 지금까지 왔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이정호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다. 야구부의 야간 훈련도 제외시켜주면서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 준다. 정 감독은 운동 선수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최근 흐름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겠다데 적극 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나도 힘든데 둘 다 잘하는 건 무척 어렵다고 한다. 이정호는 "다른 선수들보다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면서 "하지만 이미 시작한 길이고 최근엔 주말리그제가 정착되고 있어 더욱 힘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 과목 중 수학이 가장 자신있다고 했다.
이정호가 선발 출전한 덕수고는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제6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8강전에서 광주일고를 1대0으로 꺾고 준결승전에 올랐다. 그는 이날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전 2경기에선 5타수 5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덕수고는 4회말 공격에서 상대 수비 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덕수고는 30일 오후 6시30분 강력한 우승후보 북일고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목동=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청룡기 8강 전적(27일)
덕수고 1-0 광주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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