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의 역할은 실점 최소화 또는 긴 이닝 소화, 둘 중 어느 것이라도 좋다.
27일 잠실 두산-롯데전은 이용찬과 이용훈, 두 선발투수의 호투가 빛을 발했다. 경기전부터 둘의 맞대결이 관심을 끈 것은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름의 두 글자가 같은데다 이용찬은 1989년생, 이용훈은 1977년생으로 둘은 띠동갑이다. 게다가 두 선수 모두 지난달 시즌 7승을 거둔 이후 한달 넘게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용찬은 6월21일 잠실 넥센전서 승리를 올린 이후 4경기서 2패만을 당했다. 이용훈은 6월24일 잠실 LG전서 승리를 따낸 뒤 2경기서 부진을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옆구리에 담증세가 생겨 잠시 1군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포크볼을 즐겨 던진다는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이날 이용찬은 95개의 투구수중 34개의 포크볼을 던졌다. 이용훈은 76개의 투구수 가운데 포크볼을 31개 구사했다. 비율로는 이용훈이 조금 높았다. 하지만 포크볼을 섞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용찬은 결정구로 포크볼을 주로 던졌으며, 이용훈은 카운트를 잡거나 유인하고자 할 때 포크볼을 사용했다. 포크볼과 직구 이외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조금씩 섞었다는 것도 공통점이었다.
쓰임새가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두 투수 모두 포크볼을 섞어 던지며 상대타자의 배팅 타이밍을 효과적으로 빼앗았다. 누가 더 좋은 피칭을 했다고 분명하게 말하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투수전을 전개했다.
이용훈은 5⅓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주기는 했으나, 무실점으로 막으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1회, 2회, 4회 각각 1,2루의 위기를 넘기며 노련미를 과시했다. 특히 1회 1사 1,3루서 두산 김동주를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130㎞짜리 슬라이더로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한 것이 호투의 발판이 됐다. 2~4구까지 3개의 포크볼로 김동주의 선구안을 흐트러뜨린 후 몸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했다. 두산 타선은 이용훈의 다양한 볼배합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며 여러차례 찬스를 날려버렸다.
올시즌 롯데를 상대로 첫 등판한 이용찬은 딱 하나의 실투에 눈물을 흘렸다. 0-0이던 2회 2사후 롯데 강민호에게 포크볼을 던지다 통한의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몸쪽으로 던진 123㎞짜리 포크볼이 제구가 되지 않고 높은 코스로 들어가며 장타로 연결됐다. 포크볼의 치명적인 약점인 떨어지는 각도 제어 실패로 발생한 실투였다. 그러나 탈삼진 5개는 모두 포크볼을 던져 기록한 것이었다.
두산이 0-1로 뒤진 8회말 김현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드는 바람에 두 투수 모두 승 또는 패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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