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남아공월드컵, 그는 그리스(2대0 승)와 아르헨티나전(1대4 패)에서 침묵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자책골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걱정이 컸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2 무)에서 마침내 득점포가 터졌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축포였다.
박주영(27·아스널), 늘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올초에는 병역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8월 모나코 왕국으로부터 10년간 장기체류 자격을 얻은 그는 병역 연기 혜택을 받았다. 지난 3월 뒤늦게 밝혀졌다. 일파만파, 논란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첫 단추에서 제외된 박주영은 지난달 13일 세상과 만났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옆을 지켰다. "그 선수들과 함께 아주 좋은, 즐겁고 행복한 축구를 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눈으로 보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그런 축구를 가장 하고 싶었다." 올림픽대표팀에 대한 진한 애정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첫 문이 닫혔다. 한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각)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중원을 지배했지만 골망을 흔드는데 실패했다. 2차전이 기다리고 있다. 홍명보호는 30일 오전 1시15분 코벤트리에서 스위스와 격돌한다. 스위스는 1차전에서 가봉과 1대1로 비겼다. B조는 대혼전이다. 4팀 모두 승점이 1점이다.
홍 감독은 멕시코전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나서겠다. 이제부터 무승부가 아닌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득점이 필요하다. 공격진 모두 기본적으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선수들을 믿는다"고 밝혔다. 열쇠는 박주영이 쥐고 있다.
멕시코전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와일드카드(24세 초과선수) 박주영의 부진이었다. 기성용(23·셀틱) 박종우(23·부산)가 짝을 이룬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흠이 플레이를 펼쳤다. 중원을 지배하며 공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섀도 스트라이커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도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축구는 골로 말한다. 문전에서 한 방을 터트려야 하는 최전방이 문제였다. 뉴질랜드(2대1 승), 세네갈(3대0 승)과의 평가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없었다.
홍명호의 공격 패턴은 제로톱이다. 박주영은 고전적 개념의 원톱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임무는 변화무쌍하다. 활동반경이 넓다. 고립을 피하기 위해 미드필드까지 진출한다. 좌우측 날개로도 수시로 이동한다. 중원은 그의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패스를 전개한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면서 배후 공간을 창출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멕시코전에서 그는 외딴섬이었다. 존재감이 없었다. 2~3명이 에워싸는 집중 마크에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구자철 기성용 등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가끔씩 볼이 발끝에 걸렸지만 컨트롤 미숙으로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빅리거다운 날카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세트피스도 마찬가지다. 두 차례의 프리킥 기회를 얻었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모두 수비벽에 막혔다.
홍 감독도 방법이 업었다. 후반 30분 첫 번째 교체카드가 박주영이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했다. 후반 15분 정도 남기고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이 살아야 홍명보호가 산다. 해법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멕시코전을 토대로 후배들과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 지를 얘기해야 한다. 이미지트레이닝이 필요하다. 고립됐을 경우 제2, 3루트를 찾아야 한다. 믿을 건 동료들 뿐이다. 저조한 컨디션은 회복훈련을 통해 스스로 끌어올려야 한다.
남아공월드컵 때도 그랬지만 박주영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늘 제몫을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넘어 사상 첫 축구 메달을 꿈꾸고 있다. 스위스전에선 무조건 승점 3점을 챙겨야 한다. 그래야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박주영의 부활이 최우선 과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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