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었다."
'예비 아빠' 진종오(33·KT)가 약속을 지켰다. 11월 말 세상 빛을 보게 될 아이에게 금메달을 선물했다.
진종오가 2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권총 10m 결선에서 100.2점을 쏴 합계 688.2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시상식 후 열린 인터뷰에서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태어날 아이를 가장 먼저 떠 올렸다. 이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힘들게 경기를 풀었는데 1등을 해서 모든게 풀렸다. 베이징올림픽때와는 차원이 다른 금메달"이라며 기쁜 마음을 한 껏 드러냈다.
결선무대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었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 7번째 격발에서 6.9점을 쏘는 바람에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베이징에서도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10번째 격발에서 8.2점을 쏘며 간신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본선 출발은 산뜻했다. 첫 발부터 10.6을 쏘며 기선을 제압했다. 첫 발 10명의 선수 가운데 최고의 점수였다.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팡웨이는 10.0을 쏘는데 그쳤다. 점수차이가 2.6점으로 벌어졌다. 진종오는 중반까지 10점대를 놓치지 않으면서 승승장구했다. 독주체제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6차와 7차 발사였다. 진종오는 9.3점, 9.0점을 쏘며 삐끗했다. 이 사이 팡웨이도 동시에 부진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루카 테스코니가 치고 올라왔다. 6차와 7차에 나란히 10.7점을 쏘았다. 9차 발사까지 이런 기조가 이어졌다. 마지막 10차 발사를 놓고 진종오와 테스코니의 차이는 불과 1.3점이었다. 마지막 한발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갈라놓게 됐다. 진종오는 강심장이었다. 마지막 발사에서 10.9점 만점에 10.8점을 쏘았다. 반면 테스코니는 9.7점으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은메달은 테스코니, 동메달은 안드리야 즐라티치(세르비아)가 차지했다.
진종오는 "마지막 발을 쏘기 전에 '아테네와 베이징때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최대한 집중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금메달로 2개대회 연속 금메달과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낸 진종오는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자신의 주종목인 권총 50m에서의 올림픽 2연패다. 그는 "50m 경기는 지금까지 시합한 경기 중 가장 부담없는 경기가 될 것 같다.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만하지 않고 정성껏 경기하겠다"며 올림픽 2연패와 2관왕을 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런던=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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