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시52분(한국시각) 런던 올림픽 파크 내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경기가 시작됐다. 오전 11시경 3조 4번 레인 스타트 블록에 박태환(23·SK텔레콤)이 올라섰다.
출발신호와 함께 0.63초의 용수철 반응속도로 입수했다. 첫 50m를 1위로 통과했고 이후 마지막 350m 턴까지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2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350~400m 구간에서 스퍼트하며 3분46초68, 조1위 무난한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가볍게 결승 진출이 예상되는 순간 전광판이 바뀌었다. 1위 박태환의 이름 옆에 느닷없이 DSQ(disqualified, 실격) 사인이 떴다. 박태환이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믹스트존에서 박태환은 의외로 대단히 침착했다. 갑작스런 돌발상황에 대해 다그쳐묻는 취재진들을 향해 "정상적인 레이스를 했다.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 빨리 좀 알아보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국제수영연맹은 '부정출발(False Start)'이 실격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육상에서 스타트는 스타트 장비의 몫이지만 수영에서의 스타트는 심판 판정의 몫이다. 박태환의 경우 심판이 문제삼은 것은 출발 전 정지동작에서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는 점이다.
이때부터 대한수영연맹과 SK전담팀, 마이클 볼 코치의 숨가쁜 행보가 시작됐다. 즉각 이의신청에 들어갔다. FINA 규정 9조 2항에 따르면 판정에 대해 어필할 수 있다. 이의신청은 경기 종료후 30분 내에 팀의 감독이 FINA가 지정한 서면 양식으로 주심에게 제출해야 한다. 기민하게 움직였다. 경기종료 22분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측이 제기한 첫번째 이의신청은 기각됐다. 박태환측은 승복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다. 아쿠아틱센터에서 FINA 제소위원회(Jury of appeal)가 소집됐다. 제소위원회의 결정은 절대적인 권위를 지닌다. 더이상 번복될 수 없다. 안종택 대한민국 경영대표팀 감독과 토드 던컨 코치가 회의에 참석했다. 영국 출신으로 홍콩, 호주를 두루 거친 던컨 코치는 이번 올림픽에서 호주대표팀 코치인 마이클 볼을 대신해 한국 코칭스태프로 등록됐다. 애제자 박태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어깨가 움직인 부분의 고의성 여부가 판단의 핵심이었다. FINA 기술위원회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고의성이 없다고 봤다. 호흡 중에도 나올 수 있는 동작으로 인지했다. 오후 2시30분 공식발표를 통해 실격 판정은 번복됐다.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예선을 전체 4위로 통과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결선 6번 레인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의 주말밤을 뒤흔든 3시간30분의 '실격 해프닝'이 막을 내렸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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