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했다."
시원섭섭한 목소리였다. 충격의 2군행. 하지만 전준우는 "위기를 기회로 여기겠다"며 이를 꽉 물었다.
긴 슬럼프에 빠졌던 롯데 전준우가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2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준우를 1군 엔트레이서 말소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전경기에 출전했던 전준우가 올시즌 1군에서 말소된 것은 처음. 전준우는 올시즌 타율 2할5푼8리 3홈런 29타점으로 자신의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에는 타순이 7번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여기에 27일 두산전에서 수비 도중 안일한 플레이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전준우는 곧바로 짐을 싸 부산으로 이동했다. 전준우는 28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2군에 내려가게 된 심경, 그리고 그동안 무엇이 그의 발목을 잡아왔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전준우는 "감독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셨다. 하지만 최근 내 플레이를 봤을 때 내가 생각해도 감독님께서 많이 답답하셨을 것"이라며 "2군에서 하루 빨리 제 컨디션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위기를 기회로 여겨 훈련에만 열중하겠다"고 말했다.
슬럼프는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부상이 있거나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답답했다. 전준우는 "2군행이 결정되면서 올시즌에 대한 반성을 했다. 결국은 조급함이 문제였다. 조금 부진하더라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타격에 임했어야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빠른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가고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타석에서 좋은 타구를 날려 슬럼프를 탈출하고자 하는 마음은 컸지만 계속해서 불안함을 느꼈다는 뜻. 타자가 컨디션이 최고조일 때는 볼카운트가 불리해져도 원하는 공이 아니면 공을 그대로 보내는 여유가 생긴다고 한다. 반대로, 꼭 쳐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면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되고 그만큼 타격은 꼬이게 된다.
27일 경기 수비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준우는 1-0으로 팀이 앞서던 8회 플라이타구를 처리했으나 1루주자 고영민의 태그업을 막지 못해 2루까지 진루시켰다. 결국 고영민이 김현수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경기는 동점이 됐고 롯데는 9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전준우는 이에 대해 "전적으로 내 실수였다"며 "주자가 베이스에 붙어있지 않고 떨어져있는 것으로 봤다. 그래서 뛸 줄 몰랐던 것이다. 물론 이것도 핑계일 뿐이다. 내가 집중하지 못한 탓"이라고 자책했다.
전준우는 마지막으로 양 감독, 그리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전준우는 "치열한 순위 경쟁이 한창인데 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전준우는 "몸은 치열하게 훈련을 하되, 마음은 비우고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으로 1군 복귀를 준비하겠다. 1군에 올라간다면 꼭 팀에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훈련에 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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