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왜 이렇게 빨라요."
박태환(23·SK텔레콤)이 되물었다. 쑨양(중국)의 스피드에 혀를 내둘렀다.
박태환은 31일(한국시각) 400m 실격 소동으로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내려놓고 도전한 2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레이스를 마친 뒤 박태환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5m를 남겨두고 사실 내가 쑨양에 조금 이기고 있었다. 그런데 마지막 5m를 정말 못가겠더라. 너무 힘들었다. 쑨양의 막판 스퍼트가 워낙 좋다보니 마지막에 처진 것 같다"라며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박태환은 "(쑨양이) 저보다 키가 크잖아요. 똑같이 해도…"라며 활짝 웃었다. 아쉬움은 남지만, 여유를 되찾은 밝은 표정이었다. 쑨양(1m98)과 박태환(1m83)의 신장차는 무려 15cm다.
박태환은 "막판에 이겼든 졌든 간에 쑨양과 같이 레이스를 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아넬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선수와 언제 대결해보겠나. 세계적인 선수들과 시상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어 "색깔은 금이 아니지만, 내게는 올림픽 은메달이 아니라 올림픽 메달이다. 또 목에 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큰 축복이다"고 덧붙였다.
400m 실격과 번복의 여파는 남아있었다. 박태환은 "사실 자신감이 그리 많지 않았다. 아넬과 쑨양이 메달 싸움을 할 줄 알았다"고 했다. 박태환의 기운을 북돋은 것은 마이클 볼 전담코치의 격려였다. 박태환은 "볼 코치가 내 기분이 안좋다는 것을 알았는지 마지막까지 기운을 북돋아줬다. 훈련 잘 됐으니까 훈련한대로만 하면 좋은 기록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자신감 가지라고 말해줬다. 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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