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자기 만의 기술이 있어야 한다."
1일 잠실구장.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LG 김기태 감독과 전날 경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전날 한화전은 LG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29일 인천 SK전에서 졸전 끝에 5대5 무승부를 거둔 뒤 이날 미숙한 플레이를 보인 5명의 선수들을 2군에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올시즌 8개 구단을 통틀어 가장 큰 엔트리 변동이었다.
이날 경기서 2-2 동점인 6회말 터진 정의윤의 희생플라이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LG는 유독 주자를 3루에 보내놓고도 들여보내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 외야플라이 하나면 되는데, 그 뜬공 하나가 안 나왔다.
현역 시절 같은 상황엔 어떻게 대처했냐고 묻자 김 감독은 "무조건 세게 치려고만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100%의 힘을 쓸 필요가 없다. 임팩트 순간 손목에 힘을 살짝 뺄 수도 있고, 70% 정도의 힘만 써도 뜬공을 만들 수 있다"며 "대개 비거리가 80m 정도면 안정권이라고 본다. 70m 정도일 때도 코스만 좋으면 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전날 정의윤의 희생플라이가 95m나 날아갔다며 웃었다. 곧이어 과거 정의윤과의 대화를 취재진에게 소개했다.
김 감독은 "정의윤에게 기술이 몇 개나 있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러니까 없다고 하더라"며 "요즘 젊은 선수들은 잘 하고 싶고, 자신감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정작 삼진을 당하지 않는 기술, 히트 앤 런에 대처하는 기술, 푸쉬 번트를 대 사는 기술 등 자신 만의 기술이 없는 선수가 많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이 선수는 된다'하는 믿음을 줘야 한다. 정의윤도 한참을 얘기하고 나니 수긍하더라"며 "그래서 였을까. 방망이 짧게 잡고 돌리더니 큰 외야플라이를 만들더라"며 미소지었다.
정의윤은 아직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오른손 거포 유망주다. 김기태 감독과 김무관 타격코치의 애정 어린 집중지도를 받는 선수기도 하다. 최근의 타격 성장세를 보면, 김 감독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고 있는 듯 하다.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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