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택근이 베테랑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넥센 선수들에게 행동으로 프로야구 선수의 길을 알려주고 있는 것. 올시즌 4강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는 넥센에게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선수들의 경험이다.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가 별로 없다. 경험이 떨어지니 슬럼프나 위기에서 어떻게 헤쳐나가야하는지 잘 모른다. 여름의 무더위를 어떻게 극복하는 것도 숙제다. 후반기서 1승후 5연패를 하는 것도 경험 부족과 연결이 돼 있다.
이택근 홀로 분투하고 있다. 후반기 7경기에만 무려 타율이 4할3푼5리(23타수 10안타)나 된다. 여기에 홈런 2개에 11타점도 있다. 타점이 경기수보다 많다. 강정호와 박병호가 이 시기에 4타점씩만 올린 것을 보면 이택근의 타점 능력이 뛰어남을 알 수 있다.
5연패를 하며 위기에 빠졌던 31일 인천 SK전서 빛을 발했다. 경기전 선수들에게 "지칠텐데 이기든 지든 승부는 하늘에서 결정을 하는 것이니 즐기면서 하자"고 한 이택근은 스스로 경기를 즐겼고, 동료들도 즐기게 했다. 3번타자로 출전한 이택근은 1회초 무사 1,2루서 안전하게 희생번트를 대 주자를 진루시켰고, 1-3으로 뒤진 5회초 1사 1루서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추격의 1점을 뽑았다. 그리고 7회초 1사 1루서 SK 구원 최영필로부터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역전포. 경기 초반 실책으로 점수를 주며 6연패의 먹구름이 끼던 팀에 승리라는 글자를 새기게 했다. 최영필의 141㎞의 직구를 홈런으로 연결한 이택근은 "빠른 주자(서건창)가 있었기 때문에 투수가 느린 변화구를 던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빠른 타이밍을 생각했고, 직구가 와서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고 했다. 상황에 맞는 노림수가 통한 것.
이택근의 활약에 힘을 얻은 넥센은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갔다. 4번 박병호가 곧이어 솔로포를 작렬시켰고, 7회말 2점을 줘 5-5 동점이 되자 8회초엔 장기영이 3루타로 다시 1점을 앞섰다. 9회초엔 조중근이 솔로포로 귀중한 쐐기 점수를 뽑았다. 7대5의 승리로 5연패 끝.
경기후 이택근은 최근 좋은 활약에 대해 "(박)병호와 (강)정호가 요즘 잘 맞지 않아서 내가 더 쳐야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둘이 잘치면 난 출루에 신경을 더 쓸 것이다. 항상 상황에 맞게 주어진 팀플레이를 하겠다"라고 했다.
또 "어리고 풀타임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많다. 여름에 게임을 하다보면 지칠 수 있으니까 체력관리 노하우 등을 알려주고 있다. 팀 리더로서 선수들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도록 이끌겠다"고 책임감을 말했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4년간 최고 50억원의 대형계약으로 친정 넥센으로 돌아온 이택근.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베테랑으로 꼭 필요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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