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27·강원도청)의 올림픽 2연패가 부상으로 좌절됐다. 그러나 그는 팔꿈치 관절이 틀어지는 순간까지도 바벨을 놓지 않았다.
사재혁은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에서 열린 남자 역도 77㎏급 인상 2차시기에서 162㎏을 들다가 바닥에 쓰려졌다. 바벨을 들고 일어서려는 순간 무게를 못 이긴 오른쪽 팔이 심하게 꺾였고 고통속에 처절한 비명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박종영 대한역도연맹 회장은 "사재혁이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의지가 너무 강했다. 첫 시기에 동메달을 사실상 확보하자 금메달을 따려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밝혔다. 바벨을 들다가 나는 사고는 흔치 않다. 몸의 균형이 무너지가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 본능적으로 바벨을 피하기 때문이다. 바벨을 일찍 내려놨으면 부상을 피할 수 있었지만 사재혁은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끝까지 바벨을 포기하지 않았고 부상으로 이어졌다.
사재혁이 뼈가 빠지는 순간까지도 바벨을 놓지 않았던 이유는 부상으로 보낸 세월을 보상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재혁은 별명이 '오뚝이'다. 부상을 딛고 일어난 '인간승리'의 아이콘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77㎏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사재혁은 2010년 5월 전국선수권대회에서 용상 211㎏을 들어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 자리는 그의 어깨까지 올라가게 만들었다. "역도가 참 쉬웠다"며 방심을 한 순간 시련의 시간이 다가왔다. 왼쪽 어깨 힘줄이 끊어지며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운동 선수는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부상을 경계하라'는 스포츠의 진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렇게 13개월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다섯번째 부상이었다. 그는 이전에 왼쪽 어깨 힘줄과 인대(파열), 오른쪽 쇄골(골절), 오른 팔목 인대(파열), 오른 무릎 인대(파열)를 다쳤다. 몇 차례 몸에 칼을 대고도 플랫폼에 다시 섰다. 그러나 어깨 힘줄을 핀으로 고정한 후 강도 높은 재활훈련을 지속했지만 회복이 늦어졌다. 은퇴를 결심하고 3개월간 태릉선수촌을 떠났다. 술과 함께 보낸 세월이었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다 문득 그는 깨우쳤다. 바벨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는 순간의 희열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이형근 남자 대표팀 감독은 고민 끝에 돌아온 그를 웃으면서 받아줬다. 시련을 겪은 '천재 역사'는 달랐다. 한달간 쉬고 나간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에 불과 11㎏ 근접한 기록을 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올림픽을 한 달 앞둔 지난 6월 말 다시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엉치와 척추뼈 사이가 벌어지면서 염증이 생겨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3주 동안 바벨을 내려놓아야 했다. '속성'으로 마무리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지만 100% 준비된 상황은 아니다. 부상에 이골이 나 아쉬워할 틈도 없다. 오히려 그가 꺼내든 '히든 카드'는 '투혼'이다. 사재혁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욕을 입에 물고 훈련했다. 지금은 욕심을 버리고 마음도 비웠지만 여전히 시상대 제일 높이 올라가고 싶다"며 금메달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하는 것이 내 최대 무기이자 장점"이라던 강한 의지가 그의 도전을 가로막았다. 고통 속에 플랫폼을 떠났고 올림픽 2연패의 꿈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팔이 빠지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바벨을 놓지 않았던 그의 도전 정신은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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