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코미디 프로그램 가운데 '용감한 형제들'라는 코너의 인기가 높다. 이 코너에 등장하는 개그맨들이 부르는 노래 가사 때문인데, 인상적인 것은 '포기 대신 죽기살기로'다. LG 김기태 감독은 10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남은 시즌 팀운영 방침을 묻는 질문에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가능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요즘 TV에서 나오는 말 있지 않은가. 그것처럼 포기 대신 죽기살기로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는 선수들도 다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LG는 8월 들어서도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까지 8월 8경기에서 2승6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에서 12경기가 부족하다. 4위 KIA와는 8경기나 벌어져 있다. LG 구단 주변에서는 벌써 "올해도 포스트시즌은 물건너 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승률 5할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은 40경기에서 적어도 25승 이상을 해야 한다.
LG는 전반기 잠시 1위에 오르는 등 그 어느해보다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선두권을 형성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키웠다. 하지만 부상 선수 속출, 투타 밸런스의 붕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6월말부터 힘을 잃었다. 지난 6월28일 7위로 떨어진 뒤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서는 엔트리 변동폭도 커졌다. 슬럼프가 길어지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진 선수들도 속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이대형 서동욱 윤요섭 이병규(7번) 최영진 등 무려 5명의 야수를 2군으로 내려보내기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에 2군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심신의 안정을 찾고 오라는 의미"라고 설명했었다.
이날 삼성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이대형과 서동욱, 투수 김선규를 다시 1군으로 불렀다. 특히 이대형과 서동욱의 컴백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팀의 중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김 감독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김 감독은 "오늘 둘을 따로 불러 당부의 말을 전했다. 올초 전지훈련때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던 친구들이다. 둘다 팀에서 위치가 중고참이고, 실력으로나 태도로서 모범이 돼야 하기 때문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투수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타자들이 어느 정도 해주느냐가 앞으로 중요하다"고 했다. 이대형과 서동욱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는 의미다. 이날 두 선수는 각각 8,9번 타자로 선발출전했다.
LG로서는 하루빨리 상승 분위기를 만들어야 4강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시기를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이 이날 이대형과 서동욱을 불러올린 이유는 분명해 보였다.
대구=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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