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우리팀 마무리는 윤석민!"
고심끝에 내놓은 KIA 선동열 감독의 결단이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무릎을 칠 만큼의 기막힌 처방이기도 하다. 선 감독이 팀의 에이스 윤석민을 '임시 마무리'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선 감독은 16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불펜이 지금 가장 걱정인데, 하필이면 필승조인 양현종과 마무리 최향남까지 몸이 아프다고 한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시즌 초부터 김상현과 이범호 등 중심선수들이 계속 부상으로 신음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최희섭마저 복통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에 또 투수들이 아프다고 하니 속이 상했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이제는 좀 아프다는 소리를 안들었으면 좋겠다"며 양현종과 최향남의 상태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들이 어깨나 팔꿈치, 허리 등 투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부위를 다쳤거나 해서 아픈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양현종과 최향남은 모두 소화기 계통의 이상으로 복통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들은 1군 엔트리에 그래도 남아있다.
하지만, 당장 경기 등판은 힘든 상황이다. 좌완 필승계투 요원인 양현종과 팀의 마무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던 최향남의 동반 이탈은 KIA로서는 큰 손실이다. 가뜩이나 선발의 힘에 비해 불펜이 약한 마당에 두 투수가 며칠간 정상투구를 할 수 없으니 선 감독도 머리가 복잡해졌다. 당장 대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심끝에 선 감독이 내놓은 카드가 바로 '에이스 윤석민의 마무리 전환'이었다. 선 감독은 이날 "이번 주에 한해 윤석민을 마무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윤석민이 과거 풍부한 마무리 경험이 있고, 연투능력도 있다는 점 때문에 최적의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종의 모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자칫 윤석민의 투구 밸런스가 무너질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투수 운용의 달인'인 선 감독이 이런 부작용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선 감독은 두 가지의 전제 조건을 만들어 윤석민의 보직 전환에서 오는 충격을 최소화할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하나는 '이번 주 한정 카드'라는 점이다. 선 감독은 "윤석민은 원래 15일에 등판 예정이었는데, 우천으로 취소돼 등판에 여유가 생겼다"면서 "때문에 이번 주말 SK전까지만 한정적으로 마무리를 맡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석민은 16일 잠실 LG전부터 불펜에 대기하게 된다.
또 다른 전제조건은 '다음 주 2회 선발' 예고였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마무리를 맡기긴 했지만, 윤석민은 선발로 쓰는 게 맞다. 그래서 선 감독은 "(윤석민이)다음 주에는 다시 선발로 나설 것이다. 지금 계획으로는 화요일(21일 광주 LG전)과 일요일(26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쓰려고 한다"고 예고했다. 이런 선 감독의 계획대로 윤석민이 21일과 26일에 선발로 나서려면 19일에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결국 윤석민의 마무리 변신 기간은 16일~18일까지 사흘간으로 분석된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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