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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경북야구협회장, 암투병 중에도 포항야구장 탄생시킨 산파

by 노주환 기자
이성우 경북야구협회장 포항=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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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한화 개장경기가 열린 신축 포항야구장 터는 12년 전만 해도 논이었다. 포항시에서 야구장 부지로 정해놓고도 보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땅 주인 4명은 소작을 하고 있었다. 이게 2002년 관중석 500석 규모의 간이야구장으로 둔갑했다. 그후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간이야구장은 최신식 야구장으로 바뀌었다. 국비, 도비, 시비 총 317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국제규격 야구장이 탄생했다. 이성우 경북야구협회장(65)은 2000년 취임사때 한 공약을 지켰다. 그는 포항야구장을 구상하고 완성시킨 실질적인 산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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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명문 대구상고 출신인 이 회장은 야구 선수 출신은 아니다. 야구 선수 아들을 둔 학부형이기도 했다. 또 포스코 유관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었다.

그는 12년 전인 2000년 야구인들의 추대로 경북야구협회장이 됐다. 야구를 좋아했지만 이런 감투를 쓸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당시 다른 종목에서 협회장을 맡아달라는 요청까지 받았다. 그래도 운동하는 아들 때문에 더 잘 알고 있는 야구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포항에 제대로 된 야구장이 없어 경기하러 대구로 자주 이동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포항에 야구장을 만들겠다고 말해버렸다. 그는 "너무 떨려서 얼떨떨한 상황에서 무심코 말했다. 지난 12년 동안 정말 많은 고비도 있었고 반대로 있었지만 이렇게 만들고 포항시민들이 야구장에서 와서 좋아하니까 다행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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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지난 2007년 간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암투병 중이다. 간이 좋지 않기 때문에 바닷가에 살면서도 날것(회 등)을 전혀 입에도 대지 못한다. 최근 한 모임에 갔다가 주변에서 권해 어쩔 수 없이 조개구이를 먹고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건강이 좋지 못했지만 야구협회장을 그만둘 수 없었다. 당시 지금의 야구장 예산을 따내려고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을 만나기 위해 이러저리 뛰어다닐 때였다. 축구단 포항스틸러스가 뿌린 축구도시에서 뭐 하러 야구장을 만드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시의원들은 프로야구단도 없는데 시비 217억원을 야구장 건립에 투입하는게 부적절하다며 반대했다.

이 회장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만났다. 먼 미래를 보고 만들자고 설득했다"면서 "야구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나중에 포항에도 프로구단이 생길 수 있다. 또 포항이 이렇게 앞서 야구장을 만들면 다른 도시에도 자극이 될 것이다"고 설득했다. 이번 삼성-한화 개장 경기(14~15일)는 관람석이 부족할 정도로 대박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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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말 3번째 회장 임기(한번에 4년식)를 마친다. 아픈 몸을 생각하면 그만하는게 맞다. 그런데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좋은 시설을 만들어 놓고 제대로 쓰지 못하면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이 회장은 엘리트건 생활체육인이건 야구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포항야구장을 사용하게 할 계획이다. 유소년 리틀야구대회, 중학교대회, 여자야구대회, T볼 대회, 고교대회, 대학리그 유치 등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인들도 포항야구장을 밟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 내년에도 삼성 1~2군 경기를 포항에서 추진 중에 있다. 포항 야구인들은 대구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삼성 1군이 최소 9경기 이상을 매년 포항구장에서 해줄길 바라고 있다. 이 회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포항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도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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