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올시즌 두 번째 위기에 빠졌다.
22일 잠실에서 넥센에 1대3으로 패하며 시즌 두 번째로 5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지난 5월16~20일 5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위기감은 그때보다 더 크다. 마무리 프록터가 잇따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바람에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졌던 6월초와 비슷한 양상이다. 2위 경쟁팀인 롯데와 SK가 이날까지 각각 3연승, 6연승을 달린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5위 넥센에는 3.5게임으로 쫓기는 처지다. 위기감이 감돌지 않을 수 없다. 두산이 느끼는 위기감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 승률 5할을 기준으로는 '플러스 5게임'의 여유가 있다. 선발진이 좋기 때문에 언제든 연패를 끊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펜진에 불안 요소가 있지만, 지금까지 102경기를 치르면서 붕괴 양상을 보인 적은 한 번도 없다.
결론적으로 위기의 근본 원인은 타선이다. 5연패 기간 동안 득점 추이를 보면 '1-0-1-3-1'로 1점 뽑기가 바빴다. 이 기간 팀타율은 1할8푼5리였고, 홈런은 1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출루 자체가 적으니 집중력을 기대할 수 있는 형편도 못됐다. 공격력은 사이클을 타게 마련이다. 전반적인 타자들의 타격감이 바닥을 지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연패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지난 14일 목동 넥센전이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되는 바람에 상승세의 흐름이 끊겼다. 당시 선발 이용찬은 4회 1사까지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하고 있었고, 김현수는 1회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3-0의 리드를 쓸어간 빗물이 원망스러웠다. 김진욱 감독도 당시 우천 노게임을 여러차례 떠올리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5연패를 당한 22일에는 선발 노경은이 불운의 주인공이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노경은은 6회 1사후 넥센 장기영의 기습번트 타구를 쫓아가 잡은 뒤 1루로 던지려다 넘어지면서 오른쪽 팔에 찰과상을 입으며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잇따른 볼넷으로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고, 후속 홍상삼이 동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잇단 악재에 타선까지 침묵 모드가 이어지고 있으니 경기가 제대로 풀릴 리가 없다. 체감 위기감은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두산 뿐만 아니라 상하위 팀을 막론하고 위기가 한 번씩은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감독의 생각대로 KIA와 넥센은 두산에 앞서 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겪었다. KIA는 이날 LG를 꺾고 겨우 7연패를 끊었고, 넥센은 후반기 들어서 5연패, 4연패, 3연패를 각각 한 번씩 경험했다. 삼성과 롯데, SK도 계속해서 상승 곡선만을 그릴 환경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부진에 빠진 두산도 반전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앞으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타선이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다행히 톱타자 이종욱이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자기 색깔을 내기 시작했고, 유격수 손시헌이 부상에서 돌아와 내야 수비도 안정적으로 변했다.
여기에 주포 김동주의 복귀는 마지막 퍼즐이다. 2군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김동주가 합류할 경우 분위기가 확 달라질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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