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가 시즌을 치르다보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 당연히 트레이너에게서 치료를 받는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선수들도 치료를 워낙 많이 받다보니 가벼운 부상이나 상처는 스스로 처리할 수 있을 정도다.
홈런왕을 달려가는 넥센 박병호가 수준급 치료 실력을 보여줬다.
박병호는 2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마친 뒤 스스로 트레이너의 약품 가방을 뒤져 몇가지 소독약과 붕대 등 의약품을 가지고 덕아웃에 앉았다. 유니폼 왼쪽 하의를 걷어올려 무릎을 나오게 한 박병호는 무릎쪽에 상처난 부위를 소독약으로 먼저 소독했다. 전날 도루를 하면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살갗이 벗겨진 것. 소독약의 따가움에 온몸을 떨던 박병호는 "슬라이딩할 줄 모르는 선수들이 이런 상처를 입기도 한다"며 씩 웃었다. 이어 연고를 바르는데 남다른 전문가의 포스가 느껴졌다. 보통 손가락에 연고를 묻혀 환부에 바르거나 연고를 환부에 직접 짠 뒤 손가락으로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박병호는 면봉을 이용해 연고를 발랐다. 손에 있는 균을 환부에 묻히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이어 거즈를 두세겹으로 포개 환부에 대고 그 위에 언더랩을 4∼5겹으로 포개 얹었다. 접착력이 있는 테이프로 감싸기 전에 환부를 보호하기 위한 것. 그리고는 테이프로 다리를 감쌌다. "어느정도로 강하게 테이핑을 해야하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며 적당히 힘을 가해 테이핑을 했다. 치료를 끝낸 박병호는 의약품들을 다시 트레이너의 가방에 넣은 뒤 유유히 라커룸으로 사라졌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이때는 웬만한 주전급 선수들은 대부분 경기 전후에 트레이너의 치료를 받는다.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작은 상처이다보니 굳이 트레이너를 찾지 않고 알아서 처리하는 박병호의 모습이 이채로웠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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