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한 스즈키 이치로(39)는 팀의 간판을 넘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다. 첫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 트로피를 모두 손에 쥔 이치로는 좌타자로서 빠른 발, 뛰어난 배팅 컨트롤 능력을 앞세워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타율 3할-200안타'를 기록했고, 10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또 최다안타 1위를 7차례나 차지했고,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인 262개의 안타를 때렸다. 수상기록을 열거하는 게 숨이 벅찰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일본의 게임기업인 닌텐도 미국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시애틀은 이치로의 팀이나 마찬가지였다. 시애틀 시절 이치로의 연봉은 1800만달러. 물론, 1977년 창단한 시애틀에서 이치로만큼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시애틀은 슈퍼스타 이치로를 보유하고도 거의 매시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하위권에 머물렀다. 1997년 팀 출범 후 1995년과 1997년, 그리고 이치로가 합류한 2001년 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2000년에는 와이일드 카드로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그런데 이치로의 데뷔 첫 해를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10년 간 단 한 번도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치로가 화려한 경력을 이어가는 동안 소속팀 시애틀은 3~4위를 맴돌았다.
자연스럽게 이치로의 성적과 팀 성적이 대비됐다. 이치로가 자신의 성적에는 신경을 쓰면서 팀 성적을 등한시하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치로의 성격 또한 도마에 올랐다. 그래도 이치로는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시애틀의 주인공이었다. 슈퍼스타 이치로가 버티고 있는 동안 많은 유망주들이 팀을 떠나거나 묻혔다. 추신수도 이들 중 하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10년을 넘자 이치로의 시대에도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 타율 2할7푼2리, 184안타를 기록하면서 10년을 이어 온 '타율 3할-200안타'가 중단됐다. 그리고 올시즌 이치로의 존재 가치, 역할에 역할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졌다.
시애틀 시절 뉴욕 양키스 전을 앞두고 양키스 소속이던 마쓰이(왼쪽)와 만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치로.스포츠조선DB
오랫동안 1번 타자를 맡았던 이치로는 올시즌 3번 타자로 타순을 바꿨다. 에릭 웨지 시애틀 감독은 이치로에게 중심타자 역할을 기대했다. 두 달간 3번으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치로는 1번으로 복귀했으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1번까지 내주고 2번으로 내려앉았다. 팀 내 입지는 전성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좁아졌다. 천하의 이치로가 정리하고 싶지만 함부로 할 수 없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시즌 이치로는 점점 팀 리빌딩의 걸림돌같은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치로는 지난달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됐다.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싶다면 스스로 이적을 자청했다고 한다. 이치로는 이적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때 눈시울을 붉혔다. 이치로에게 메이저리그는 곧 시애틀을 의미했다.
그런데 이치로가 팀을 떠난 후 시애틀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애틀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올시즌 팀 최다인 8연승을 달렸다. 최근 10경기 9승1패의 상승세다. 이치로가 뉴욕 양키스로 떠난 후 19승9패, 승률 6할7푼8리다. 이치로가 이적하기 전에 기록한 42승55패, 승률 4할3푼3리에서 무려 승률이 2할4푼이나 올라갔다. 이치로의 이적이 시애틀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분명 흥미로운 상황이다.
웨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했다.
시애틀이 클리블랜드를 잡고 8연승을 거둔 23일 이치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좌완 크리스 세일로부터 첫 타석부터 세 타석 연속 삼진을 당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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