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김진우-윤석민. KIA가 자랑하는 토종 선발 트로이카다.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 이들 셋이 1경기에 한꺼번에 출격했다. 26일 대전 한화전.
선발 서재응에 이어 6회부터 김진우(2이닝 1안타 무실점), 8회부터 윤석민(1이닝 무안타 무실점)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5-0으로 제법 넉넉하게 앞서던 상황이었다. 대전구장을 찾은 KIA 팬들로서는 한꺼번에 셋의 피칭을 직접 보는 호사를 누렸다. 왜 이런 이례적 릴레이가 이어졌을까.
숨은 해답은 비와 부상에 있었다. 선발 서재응은 더 던질 수 있었다. 5회까지 투구수가 불과 61개. 3안타 무실점 호투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팔꿈치가 뭉쳤다. 김진우가 불펜 대기하고 있던 터라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보호 차원 상 승리 요건만 채우고 내려왔다.
두번째 투수 김진우의 불펜 대기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경기전 "김진우는 로테이션 한번을 거른다. 오늘 불펜 대기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진우는 지난 19일 SK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중 손가락에 물집이 잡혀 물러났다. 물집은 다 아물었지만 컨디션 점검 차 불펜 피칭에 나섰다. 단 12개만에 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전광석화처럼 마쳤다. 윤석민도 17개만에 8회를 가볍게 마쳤다.
윤석민은 화요일인 28일 군산 삼성전 선발 예정이다. 하지만 북상중인 제15호 대형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우천 취소될 확률이 높은 터. 선 감독은 "윤석민이 화요일 선발 예정인데 태풍 때문에 못할 가능성이 커 조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암시했다. 이어 "비로 취소될 경우 다음 매치업을 고려해 선발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소되면 윤석민의 선발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날 전까지 윤석민의 마지막 등판은 지난 22일 광주 LG전. 6이닝 101개를 던졌다. 28일 경기가 만에 하나 열리더라도 이날 등판을 이틀 전 불펜 피칭한 셈 치면 된다. 어찌보면 28일 취소 여부와 관계 없이 최선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절묘한 불펜 투입이었던 셈이다.
대전=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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