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횡단을 한 배우 송일국에 대해 야마구치 쓰요시 일본 외무 부대신이 "앞으로 일본에 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독도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이에 스포츠조선은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인 기획사 관계자 10인을 대상으로 '이번 독도 논란이 K-POP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라는 주제로 긴급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독도 문제가 한국과 일본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만큼, 이들은 철저한 익명성을 요구하며 신중하게 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명 중 6명, 독도와 K-POP 인기는 별개
10명 중 6명의 관계자는 "K-POP에 독도 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도 문제는 정치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과는 분리된다는 것.
한 관계자는 "독도 논란은 가열기와 안정기가 있었을 뿐, 계속돼온 문제다. 이번엔 일본 총선 시기와 맞물려 정치권 이슈로 떠올라 좀 더 가열화된 것 같은데 대부분 일본에 진출한 팀들이 현지 프로모터와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감정으로 비즈니스 문제를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4명의 관계자는 입장을 달리했다. 정치권을 비롯해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연예인들까지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은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반한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표면상으로는 아니라고 했지만, 입국 심사를 거부당하는 등 간접적인 피해를 본 팀들이 있었다. 그런 문제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로 기존 진출팀과 신생팀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받을까? "파급력이 있는 기존팀이 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20%)도 있었지만, 40%는 신진 세력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응답자들은 "반한 감정이 거세진다면 당장 공연 수익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기획사와의 계약이 어려워진다. 나아가 정치적인 제약이 시작될 땐 팬미팅이나 악수회 등의 이벤트나 방송 출연과 같은 프로모션 기회가 줄어들게 되므로 기반 다지기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K-POP 시장' 자체에 주목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았다. "K-POP 시장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한류 팬덤 자체가 감소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이미 일본에 진출한 팀이든, 새롭게 진출할 팀이든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日 스케줄 변경 계획 없어.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K-POP은 지금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독도 사태 이후에도 공연 티켓 및 굿즈 판매 실적은 늘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도 우익 세력을 제외한다면 독도나 반한 감정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는 후문.
관계자들은 "K-POP은 꾸준히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내며 성장했다. K-POP 고정 팬들은 한류 자체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극보수 세력이 반한감정을 부추기고 있긴 하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현지 기획사들 역시 독도 문제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반응을 주시하고는 있지만 직접적인 언급만 하지 않으면 괜찮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연말 국내 활동으로 일본 활동 스케줄 비중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활동 계획에 큰 변화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응답자 10명 중 9명이 일본 스케줄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연일 정치권과 언론에서 여론몰이를 하며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제도적으로 한류를 막는다면, 팬심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
한 관계자는 "이번 독도 사태 이후 드라마 판권 수출이 전무하다고 들었다. 현지 방송사와 판매 계약을 논의하던 작품도 계획이 무산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라면 한류콘서트가 취소된다거나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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