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의 퇴진을 바라보는 각 구단 사령탑들의 마음은 씁쓸하기만 하다.
구단에 대해서 '갑과 을'의 관계에 놓일 수 밖에 없는 감독의 운명. 결국 성적을 내지 못하는 감독은 그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자신을 합리화할 수 없는게 냉혹한 프로의 세계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한 감독의 퇴진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두산과의 잠실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28일 한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들은 김 감독은 "얼마전에 뵈었을 때 그만둔다는 말씀은 없으셨다. 다만 팀이 나아지질 않고 상황이 계속 안좋게 흘러가니까 재계약은 안될 것 같다는 뉘앙스를 풍기기는 하셨다"며 "그래도 시즌 끝까지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참 마음이 좋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김 감독은 "시즌을 한 달 정도 남겨놓고 끝까지 팀을 맡게 하는 것도 예우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김 감독이 이끄는 LG 역시 후반기 들어서 성적이 좋지 않다. 6월 중순까지 상위권을 유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LG는 엷은 선수층에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더 이상 탄력을 받지 못했다. 이날 현재 승률 5할에서 15게임이 부족한 LG는 7위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4강 진입은 어려워졌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김 감독은 "엊그제 선수들을 모아놓고 다시 강조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팬들에 대한 예의다"라고 말했다.
이어 잔여경기 일정을 들여다보던 김 감독은 "오늘 경기가 미뤄져서 (9월 중순)7연전을 해야 하는데, 투수들을 어떻게 쓸지 또 고민이 된다"며 "유원상이 아픈 상황이라 불펜진도 형편이 좋지 못하다"고 했다. 남은 시즌 베스트 전력을 꾸리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실 김 감독의 데뷔 시즌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굉장히 호의적이다. 투수진이 좋지 않음에도 시즌 중반까지 신바람 야구를 펼쳤고, 무엇보다 선수들의 의식을 많이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시즌초에 이기는 경기도 많고 잘 풀려가니까 기분도 좋고 재미도 있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많이 갖게 된 것 같다. 하지만 6월에 6연패후 2승을 하고 다시 7연패에 빠졌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선수들도 없고 나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 지 막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이 아직 한 달여가 남았다. 김 감독이 생각하는 남은 레이스의 무게 중심은 여전히 이기는 야구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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