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정된 프로야구 3경기는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모두 취소되었습니다. 주중 첫 경기였던 8월 28일 예정된 4경기 또한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최근 프로야구는 시즌 중 우천 취소된 경기와 미편성된 경기를 포함해 잔여 일정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어제부터 개막 예정이었지만 역시 우천 순연된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잠실 및 목동야구장에서 개최되어 서울 연고팀들이 홈경기를 치를 수 없는데다 11월 8일부터 아시아 시리즈가 개최되어 이전까지 페넌트레이스는 물론 한국시리즈를 포함한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마쳐야 하는 KBO로서는 일정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모두 피하고 싶어 하는 더블헤더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국내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우천 취소가 쉽게 결정되며 잦은 편입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양대 리그 30개 팀이 넓은 대륙에서 경기를 치러 우천 취소 시 새로운 일정을 잡는 것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시즌 중 우천 취소를 반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연패 중인 팀, 혹은 상대 에이스와 대결하거나 임시 선발을 낼 수밖에 없는 팀의 경우에는 우천 취소를 반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 에이스를 집중 투입할 수 있도록 우천 취소 일정이 늘어나는 것을 은근히 바라기도 합니다. 이동일인 3연전의 마지막 날의 경우 이른 시간에 출발할 수 있는 우천 취소에 반색합니다. 체력 안배에 고심하는 선수들로서는 우천 취소는 꿀맛과도 같습니다. 애매한 날씨에 경기를 치러 적은 관중이 야구장을 찾느니 우천 취소된 후 시즌 막판에 날씨가 좋을 때 보다 많은 관중을 동원하려는 KBO의 의중 또한 반영됩니다. KBO의 경기감독관과 홈팀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우천 취소가 결정된 이후에 날씨가 개어 경기를 충분히 치를 수 있었던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간 한반도의 기후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7월말까지 장마가 계속된 후 8월초부터는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기후의 패턴은 이제 과거의 것이 되었습니다. 기존 장마의 위력은 약화되었으며 오히려 8월 이후에 태풍과 국지성 호우의 영향으로 우기가 불규칙해졌습니다. 마치 동남아시아의 기후를 닮아가는 듯합니다.
따라서 8월 이후에는 경기가 우천 취소되는 일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옛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페넌트레이스 종료를 위해 전력 질주해야 할 8월 이후에 우천 취소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월요일의 휴식일을 지키며 더블헤더도 치르지 않으니 포스트시즌을 아시아 시리즈 이전에 마무리해야 하는 KBO로서는 우천 취소 일정을 편성하는데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천 취소로 인해 일정이 밀려 시즌 막판 휴식일 없이 긴 연전을 치러야 하는 팀도 발생해 잦은 우천 취소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비가 내려도 장시간 기다려 경기를 강행하기도 합니다. 팬들에게 어지간하면 경기가 취소되는 일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프로야구는 어지간한 비에도 취소되어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헛걸음을 되돌립니다. 국내 야구팬들은 가랑비에도 우천 취소를 걱정하곤 합니다.
이제는 우천 취소에 신중을 기하는 풍토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번 주에는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불가항력이었지만 시즌 개막인 4월부터 6월까지는 가급적 우천 취소를 피하고 경기를 강행해 시즌 막판 일정이 꼬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야구장 그라운드의 배수 시설을 개선하고 방수포의 크기를 키우는 등 KBO와 각 구단,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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