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전, 삼성 마운드의 'Key'는 차우찬이었다.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매티스에 이어 두번째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겼고, 5차전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2경기서 10이닝 무실점으로 2승을 혼자 챙겼다. 'MVP급' 활약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그대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길 원했다. "우리 에이스"라고 치켜세우며 올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문의 영광'을 누린 것이다.
차우찬의 불운, 이젠 삼성 선발진에 자리가 없다
하지만 차우찬은 불운했다. 4월7일 대구에서 열린 개막전서 LG 이병규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두번째 등판이었던 4월15일 대구 넥센전에서도 박병호에게 또다시 만루포를 맞았다. 출발이 너무 좋지 못했다.
결국 4월 말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 달 뒤 복귀전이었던 5월27일 대구 SK전에서 4⅔이닝 4실점으로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까지 선발등판했던 4경기서 모두 홈런을 허용했다. 5개나 맞았다. 이쯤되면 '홈런 트라우마'라고 부를 만 했다.
이후 불펜에서 선발 복귀를 위한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피홈런은 계속 됐다. 차우찬은 윤성환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6월 중순 선발로 복귀할 수 있었다. 5경기서 2승2패. 승패 수에서 나타나듯 꾸준하지 못했다. 한 경기 잘 던지면 곧바로 다음 경기를 망쳤고, 다시 호투해도 또다시 무너지는 패턴이 이어졌다.
결국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한 차우찬은 선발 자리를 반납해야만 했다. 또다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올시즌 장원삼-윤성환-고든-탈보트-배영수로 이뤄진 삼성 선발로테이션에는 빈틈이 없었다. 그렇게 차우찬의 이름은 잊혀졌다.
'홈런 트라우마', 본인이 자초했다
차우찬은 매력적인 투수다. '지옥에서도 데려온다'는 150㎞에 이르는 강속구를 뿌리는 왼손투수다. 체력도 좋아 '이닝이터'의 자질도 갖췄다. 류 감독이 그를 '에이스'로 치켜세울 근거는 충분하다.
하지만 차우찬은 피홈런이 많은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스피드가 있어도 볼끝이 지저분한 스타일이 아니기에, 공이 몰렸다간 장타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지난해에도 피홈런 공동 1위(22홈런)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올시즌 차우찬의 피홈런 패턴을 분석해보면, 불리한 볼카운트가 하나도 없었다. 볼카운트 2B1S와 0B2S(파울 1개)에서 4구째 홈런을 허용한 두 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3구 이내였다.
흔히 볼카운트가 몰렸을 때,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정직한 공을 던지기 마련이다. 좋은 타자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한다. 하지만 차우찬은 유리한 카운트인데도 홈런을 얻어 맞았다. 보다 신중한 승부가 필요하다. 또한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고질병인 제구 문제로 볼 수도 있다.
가볍게 던지려던 차우찬, 체중감량에도 스피드 욕심내다 그만…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는 뭘까. 차우찬 본인에게 올시즌 부진의 이유를 물었다. 시즌 초반 연달아 맞은 홈런 때문에 말린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너무 잘 하려다 이렇게 됐다"면서 지난 스프링캠프를 떠올렸다.
비시즌 기간, 차우찬은 가볍게 던지려는 생각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 흔히 투수들이 몸을 불리려 한다고 생각하지만, 경우에 따라 투구 시 가벼운 몸으로 던질 때 더 좋은 효과가 나는 투수들이 있다. 차우찬 역시 불필요한 살을 빼려 했다.
차우찬은 "살을 뺀 게 독이 된 것 같다"며 "평소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데 완전히 끊었다. 밥도 잘 안 먹고, 고기만 먹는 식으로 탄수화물을 줄였다. 그 결과 86㎏ 정도 나가던 몸무게가 79~80㎏ 정도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적정 체중 밑으로 떨어지면서 공에 힘이 떨어지는 역효과만 생겼다.
체중 감량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었을까. 계속해서 '아픈' 질문을 했다. 또다른 이유는 투구폼 변경이었다. 체중 감량에도 불구하고 구속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구폼에 손을 댔던 것이다. 차우찬은 "잘 해보려 했는데 그게 잘못된 방법이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따뜻한 전지훈련지에서는 문제가 없었다. 보다 가벼운 몸으로, 바뀐 투구폼에도 무리 없이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귀국 후 쌀쌀한 날씨에서 힘을 쓰려 하니 어딘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수정한 투구폼은 힘을 쓰기엔 부적절했다. 엉뚱한 데 힘을 쓰는 것 같았다. 캠프 때부터 구속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차우찬이 변신을 꾀한 이유는 단 하나, 구속 때문이었다. 고개 숙인 차우찬을 멀리서 바라보던 류중일 감독이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다 스피드 욕심내다 그렇게 된 거지, 뭐."
이제 그의 보직은 불펜투수다. 권 혁과 함께 좌완 불펜진 역할을 하게 됐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류 감독의 '1+1' 전략에 따라 지난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젠 자신의 공을 던져 스스로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 밖에 없다.
대구=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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