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핵심은 생존을 위한 변신이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바꾸는 개체는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됐다.
이러한 과정은 생물계가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쉽게 목격된다. 특히 '무한경쟁'이 키워드인 프로야구에서는 종종 세월과 주변 환경, 그리고 자기 자신의 몸상태를 감안해 적극적인 변신을 시도해 성공하는 케이스를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변신의 아이콘'은 바로 KIA 서재응이다. 서재응은 남들이 한 번도 하기 어렵다는 변신을 두 차례나 해냈다.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의 변신은 절대적으로 무죄다.
강속구를 잃은 20대 청년, 제구력에 눈뜨다
인하대 재학시절 서재응은 한때 150㎞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던 우완 정통파 투수였다. 지난해 작고한 최동원이나 현 KIA 사령탑인 선동열의 계보를 잇는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받았다. 그의 재능은 결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까지 사로잡았다. 1997년 7월 한미야구선수권 대회에서의 호투 덕분에 그해 말 인하대를 중퇴하고 뉴욕 메츠에 전격 입단한다.
하지만 99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서재응은 '150㎞대 강속구'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다. 부상과 수술에 의한 구속의 저하는 투수들에게는 커다란 심리적 상처를 입힌다. 서재응 역시 그런 과정을 겪었다.
하지만 서재응은 그 좌절의 순간에 '변신'을 택했다. 낯선 땅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각오로 선택한 것이 '제구력의 강화'와 '체인지업의 연마'였다. 어차피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할 수 없다면, 상대의 허를 찌르자는 결심을 한 것이다.
결국 이 선택은 맞았다. 서재응은 달라진 팔꿈치 상태를 감안해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꿨고, 체인지업의 구사빈도를 높였다. 그 결과, 메츠 시절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메이저리그 통산 24승을 거둘 수 있었다.
30대 중반의 서재응의 두 번째 변신, 체인지업을 잊다
사실 이 시점에서 서재응의 진정한 모습은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서재응은 한번 더 변신에 나섰다. 그것도 선수로서는 서서히 저물고 있는 30대 중반의 나이에서의 두 번째 변신이다. 보통 독해서는 쉽게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것이 변신인데, 서재응은 두 번이나 스스로를 바꿨다.
이유는 단 하나다. 역시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2008년 한국 무대로 컴백한 서재응은 이름값에 비해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컨트롤과 체인지업이 메이저리그 시절만큼 나오지 않았고, 팔꿈치 상태도 좋지 않은 탓이었다. 그래서 2008년 이후 지난 4년간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다. 2010년 9승7패, 평균자책점 3.34가 최고 성적이었다.
게다가 주무기였던 체인지업도 시간이 갈수록 국내 타자들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절대로 10승 고지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서재응을 엄습했다. 결국 서재응은 지난해 후반부터 축족인 오른다리를 살짝 굽혀 하체의 힘을 더 실을 수 있는 투구폼으로 수정했다. 이어 효용성이 떨어진 체인지업 대신 투심과 포크볼, 슬라이더 등 남몰래 연습해온 신구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말과 올해 스프링캠프를 통해서는 무려 10㎏을 감량하기도 했다. 대단한 도전정신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목표 '10승', 도전이 아름답다
서재응은 6일 광주 SK전에서 7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승(7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3.15밖에 안된다. 한국 무대 복귀 후 가장 좋은 페이스라고 볼 수 있다. 끊임없는 도전과 변신의 노력이 빚은 결실이다. 그간의 남모를 고통은 이 기록 뒤에 숨어있다.
서재응은 "10승은 내 야구인생의 목표"라고 말하면서 "올해야말로 반드시 그 목표를 달성하고 말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현재 남은 일정으로 보면 서재응은 최대 5차례 정도 더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중 3승 이상을 거두면 된다. 현재의 페이스나 몸상태라면 가능할 듯도 하지만, 야구는 투수 혼자 잘 한다고 이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동료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서재응은 동료들의 선전을 언제나 믿고 있다. 서재응은 "내 승리 뿐만이 아니라 포스트시즌 진출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야수들도 알아서 잘 할 것"이라며 자신 뿐만 아니라 팀의 선전에 대한 확신을 내보였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변신의 귀재' 서재응의 도전은 이미 그 자체로 아름답게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10승 자존심,
-
강예원, 사망한 父 채무만 11억.."밀린 월급 꼭 갚겠다" 직원들 앞 눈물 ('미우새') -
53세 주진모, '경사 심한' 오르막길 집 생활 고충.."민혜연♥ 지팡이 삼아 올라가" -
이윤석, 건강 열망에 '부분 가발'도 벗었다 "오래 살고 싶어" ('놀뭐') -
딘딘, 슬리피에 '800만원 결혼선물' 땅을 치고 후회.."어려서 화폐가치 몰랐다" -
"몰래 성형 좀 그만해" 강예원, 母도 놀란 '7번 성형 변천사' ('미우새') -
이 사람이 신동이라고? 5개월 만에 37kg 감량...몰라보게 달라진 '반전 근황' -
'오상진♥' 김소영, 딸 키울 땐 몰랐다...2개월 아들 행동에 "원래 이래요?" -
홍이설, 허남준과 열애설에 결국 입 열었다…"대학 동기일 뿐, 좋은 동료"
- 1.김민재 때문에 생애 첫 월드컵 폭망 위기, BBC 혹평 쏟아낸 분데스리가 골잡이, "패스도 제대로 못 받아" 혹평
- 2.스페인, "이강인 방출, 얼마나 멍청한 결정이었나" 분노...韓 에이스 월드컵에서 날뛰자, 또 맹비난 쏟아지는 라리가 구단
- 3.'69분 교체에 상처' 손흥민 가슴아픈 한마디 "체코전에서 전 한 거 없어요"…레전드 선배와 동료들은 "숨은 주역" 엄지[과달라하라 현장]
- 4.‘홍명보호 초대박’ 박지성 맨유 후계자는 김민재였나...스카우트 파견, 김민재 집중 관전 ‘체코전 완벽 활약’
- 5.미친 거 아니야? "홍명보 감독이 이강인 휴대폰 빼앗았다" 멕시코 매체 거짓 황당 루머 생성...곧바로 반박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