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힙합 듀오 크리스피크런치(이하 크크)가 정규 1집 '크크타임'을 들고 컴백했다. 이들은 "우린 놀기 위해 일하는 팀이다. 방송 심의 규정을 준수하는 선에서 신 나게 논다. 노는 문화를 알려주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우리가 '19금'을 선택한 이유?
크크는 유독 '19금' 코드를 사랑하는 팀이다. 지난해 발표한 '떰즈 업' 뮤직비디오에서는 치지와 CSP가 동성키스를 시도해 충격을 안겼다. '멘붕타임' 티저 영상은 도촬을 연상케 했고, 뮤직비디오도 클럽 파티 분위기를 담아냈다. 또 크리스피 도넛을 패러디한 앨범 재킷에는 멤버들의 프로필을 성분표로 나타냈는데, '번식력' '알콜' '체모' 등 '19금' 항목이 대거 포함됐다.
크크는 "뜨기 위해서 발악한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데 그게 정답이다. 악플을 보면 어쩔 땐 '맞는데 왜 그러냐'고 댓글이라도 달고 싶다. 솔직히 우리는 '연예인 놀이'를 하는 팀이 아니다. 최선을 다해 음악을 만들었는데, 들려드릴 수 있는 루트가 적으니까 차별화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현 가요계는 아이돌 강세장이 이어져 힙합 가수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줄어든 상황이다. 그래서 대중이 관심을 두는 논란거리에 초점을 맞췄다. 호기심에서라도 한 번 음악을 들어보면 크크의 음악을 인정해 줄 것이란 계산이다. CSP는 "아직 우리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인지도가 없는 팀이다. 대중은 자극적이면서 욕하고 싶은 쪽에 관심을 둔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계속 내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치지, "브라질 동성애자에게 고백받아…"
크크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재미'다. 신 나고 유쾌한 힙합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신나는 음악은 쉬운 음악', '힙합은 무거운 음악'이라는 인식에 도전장을 던진 것. CSP는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힙합이 조명받았을 땐 무거운 분위기가 유행이었다. 그런데 지금 힙합 트렌드는 그게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힙합 전사'는 없다.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잘되는 이유도 그런 거다. 우리 역시 음악만으로 봤을 때는 그에 뒤지지 않을 자신감은 있다"고 밝혔다.
뚜렷한 음악색에 해외에서도 반응이 오고 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가장 많이 본 지역을 조회하면 한국 다음으로 미국과 유럽권 국가들이 순위에 보인다.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통해서도 팬들의 멘션이 쇄도하고 있다. 재밌는 점은 '19금' 코드 때문인지, 클럽 분위기의 연출 때문인지 팬들도 '19금' 멘션을 보내온다는 것. 치지는 "해외 팬들이 보낸 멘션을 보면 야한 것들이 많다. '한국 아이돌과 성관계를 한다면 누구랑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우리 이름을 쓴 심리테스트지 같은 걸 보내기도 하고, '내가 한국에 가서 너희에게 판탈롱 스타킹을 던지고 싶다'는 팬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떰즈 업' 뮤직비디오에서 동성 키스를 시도한 뒤에는 또 다른 팬층이 생겼다. 치지는 "동성 키스 이후로 동성애자분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브라질에 계신 한 팬은 페이스북으로 '만날 수 있냐'고 DM을 보내셨다. '나를 섹시하게 보시는구나'하는 생각에 '그렇게 봐줘서 고맙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놀고 싶다면 크크와 함께
크크는 정규 1집 타이틀곡 '크크타임'으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 '멘붕타임'은 신 나는 비트 위에 '정신줄 놓고 놀아보자'는 해학적인 가사를 더한 곡으로, 개그우먼 안영미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들은 "주로 멋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하니까 노는데 필요한 음악은 없더라. 외국에는 그런 뮤지션도 많은데 우리나라엔 없어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노는 데 있어서 음주 가무가 빠질 순 없다. 제대로 노는 걸 알려주겠다는 의미를 담은 노래다"고 설명했다.
엽기적이고, 유쾌하지만 미래에 대한 생각만큼은 진지하다. 치지는 "하하 MC몽처럼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음악적인 캐릭터가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치지라는 사람이 하나의 상품화가 되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게 꿈이다"고 말했다. CSP는 "처음 크크를 시작했을 때 목표는 이런 장르를 하는 사람이 없으니, 여기에서 얼굴이 되자는 것이었다. 나중에 다른 팀들이 이런 맥락의 음악을 한다면 '크크랑 비슷한 스타일이네' 이런 수식어가 나왔으면 좋겠다. 여기에 만족하면 또 다른 장르의 음악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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