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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군에 투수가 없다? 도대체 무슨 일이

by 이명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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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가 한참 부족해요. 후반기엔 경기를 어떻게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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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은 미래의 요람이다. 미래 전력을 양성하는 장이다. 그래서일까. 2군 리그는 이제 '퓨처스 리그'로 불린다. 2군에 많은 투자를 한 팀, 좋은 2군을 만든 팀은 가까운 미래에 1군에서 그에 합당한 성적, 꾸준한 성적을 보상받는다.

올해로 LG가 포스트시즌에 못 간지 10년이 됐다. 그동안 대형 FA들의 실패, 신인 육성 부족 등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상위순번에서 투수를 잔뜩 지명하기도 했지만, 눈에 띄는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타선만 노쇠화되는 등 심각한 투타 전력 불균형을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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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2군의 현실은 어떨까. LG가 시즌 초반 상위권을 내달릴 때, 2군 역시 분위기가 좋았다. 선수들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1군 무대가 눈앞에 보인다는 사실에 더욱 힘차게 파이팅을 외쳤다. 최소한 올해 만큼은, 이름값을 떠나 적극적으로 새 얼굴을 기용했다. 2군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1군과 2군은 따로 돌아갈 수 없는 법. LG가 추락한 뒤로 2군 역시 동력을 잃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점은 '투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후반기 LG 2군은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꾸릴 수도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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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2군 경기라 하더라도 시즌을 운영하기 위해선 일정 숫자 이상의 투수진이 필요하다. 1군은 대개 26명의 엔트리 중 12명 정도를 투수로 채운다. 하지만 최근 LG 2군 투수의 수는 1군보다 부족할 정도다. 9월부터 확대 엔트리가 시행됐지만, 4일 현재 LG 1군 엔트리에 투수는 14명. 고작 2명 늘었을 뿐인데 2군이 지는 부담은 너무나 커보인다.

사실상 시즌 종료 시점이었던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LG 2군은 총 4경기를 치렀다. 4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총 10명. 근데 이 중에서 4명(이동현 김선규 이희성 한 희)은 1군 콜업 직전의 시험 등판이었다. 2군에서 고정적으로 뛰어 온 선수는 6명에 불과했다. 매일 경기가 열리는 2군에서 10명이 채 안되는 투수로 시즌을 치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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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군에 비해 보유 선수의 제한이 덜한 2군의 경우, 가용 자원이 풍부한 게 정상이다. 하지만 LG는 그렇지 못했다. 2군에서만 뛸 수 있는 신고선수 중에서도 단 2명(나규호 이성진)만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구리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이대진의 피칭을 지켜보고 있는 LG 김기태 감독(가운데)과 차명석 투수코치(왼쪽).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지난 2일 SK와의 더블헤더를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친 노찬엽 2군 감독은 "후반기에 던질 만한 투수들은 모두 1군에 올라갔다. 경기를 어떻게 치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 감독이 아쉬워한 부분은 바로 "던져줘야 할 선수들이 못 던졌다"는 것. 올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조에 머무른 투수들을 말하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사라진 베테랑들이 먼저 눈에 밟혔다.

LG 2군엔 박명환 이대환 정재복 등 고참 축에 속하는 선수들이 많다. 이 중 재기를 노렸던 박명환은 또다시 통증을 호소해 7월3일 이후 등판기록이 없다. 올해 2군서 고작 5경기 등판하는데 그쳤다.

경헌호는 시즌 초반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해 잔류군에서 코치 수업을 받았고, 이대진 역시 지난 7월 은퇴를 시사하고 선수단을 나왔다. 시즌 직전에는 경기 조작으로 주축 선발투수 2명을 잃기도 했다. 등록선수임에도 사실상 없는 선수가 돼버린 경우가 많았다.

노 감독은 이에 대해 "박명환 같은 경우엔 정말 믿었다. 그런데 아프다는데 어쩌나. 쉬고 나니 또 최근엔 괜찮아졌다고 하더라"며 "던져줘야 할 선수들이 아프다고 빠지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고 했다. 박명환 이대진 등이 동시에 빠진 7월을 회상하며 그는 "마치 전염병 같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올해 2군 시즌은 끝났다.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다시 땀방울을 흘려야 한다. 또한 LG는 1~2년 안에 구리 시대를 마감하고 이천에 새로운 2군 보금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현재 이천시에서 최종 인허가만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LG 내부에선 전용구장과 훈련장, 숙소 등 시설 마련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올시즌 LG를 돌이켜 보면, 1군 못지 않게 2군 역시 전력 불균형이 심각했다. 은퇴가 임박한 고참 선수들을 붙잡고 있다 2군에서 투수가 부족한 현상까지 겪었다. 강한 2군만이 1군 성적을 담보한다. 2013년 LG의 2군은 어떤 모습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지난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구리구장에서 첫번째 국내 훈련을 소화중인 LG 투수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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