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이대호 소속팀 오릭스의 올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열렸다. 그 날 경기를 현장에서 보면서 느낀 것은 "야구는 역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이다.
오릭스는 9월25일 성적부진으로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을 해임시켜 모리와키 히로시 코치가 감독대행으로서 지휘를 맡고 있다. 모리와키 감독대행은 내년시즌부터 정식 감독이 될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그 사실을 들은 이대호는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세우고는 "좋아요" 라고 했다. 이대호는 모리와키 감독대행에 대해 "야구를 잘 알고 분석도 잘 하십니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말을 걸어 주고 배려를 잘해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대호는 전부터 올시즌의 오릭스에 대해 "우리 팀은 분석 같은 것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팀을 잘 아는 새 감독 탄생은 승리에 굶주린 오릭스 선수들에게 기쁜 소식이다.
그 날 경기는 1회말 이대호가 시즌 통산 90타점이 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쳤고, 이게 곧 결승타가 됐다. 시즌 내내 "내가 치더라도 팀이 이기지 않으면 4번타자로서 의미가 없다"고 자주 말했던 이대호에게 90타점째가 단순한 타점이 아닌 팀 승리를 이끈 타점이 돼 의미가 있었다.
또 그 날 경기는 오릭스 내야수 기타가와 히로토시(40)의 은퇴경기였다. 기타가와는 인기가 많은 선수인데, 인기의 주된 이유는 승부가 갈리는 중요한 장면에서 강한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극적인 타석은 2001년 9월 26일 긴테쓰 시절의 리그 우승결정전에서 친 '대타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다. 역사상 많은 홈런기록을 세운 타자가 있었지만 이거야말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승리의 순간을 연출한 홈런이라서 야구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아 있다.
기타가와는 그 날 기자회견에서 "오릭스는 이길 수 있는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항상 웃는 표정의 기타가와지만 그 말을 할 때는 미소가 없었다. 은퇴경기에서 기타가와는 5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에 좌월 2루타로 타점도 올렸다. 만약 오릭스가 확실한 주전 선수들이 몇 명 있는 강팀이었더라면 기타가와 같은 백업선수가 아직은 팀에 필요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날 시즌 56승째를 올린 오릭스. 원래 팬서비스가 다양한 오릭스는 홈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야구장이 한층 더 화려한 분위기가 됐다. 역시 이기고 봐야 한다는 걸 재확인할 수 있게 해준 장면이었다.
이날 오릭스 홍보 담당자는 자조섞인 미소를 지으면서 "팀 성적이 나빠서 이번 시즌 한국 취재진은 거의 오지 않는군요"라고 했다.
당연한 것이지만 '승리의 중요성'을 올시즌 오릭스 마지막 홈경기가 다시 한번 가르쳐 줬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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