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은 의젓하고 당당했다. 8일 이란으로 출국전 가진 인터뷰에서 모두들 자신감이 넘쳤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까지 "큰 소리를 친다는 건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라는 했다. 최근 "지옥을 맛보게 해주겠다"고 한 이란의 도발에 대한 반격이다. 감독부터 선수까지, 패배라는 단어는 잊은 듯 하다.
이란 원정에 앞서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FIFA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박종우는 "고민하고 애쓴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긍정적 자세로 이란전을 준비하다 보면 좋은 결과도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의젓한 모습이었다. "신경이야 쓰이지만 지금까지도 잘 기다려왔다. 이란전은 온전히 즐겨보려고 한다"라고도 했다.
징계 결과보다는 주전경쟁이 더 급했다. 그는 "이란 원정은 첫 경험이어서 부담도 되지만, 좋은 경험의 기회가 될 것 같다. 경쟁 아닌 경쟁의 장에서 우위에 서고 싶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란 원정을 앞두고 여러 선수가 바뀌었지만,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사이여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K-리그에서 몸 상태를 충분히 끌어올렸다. 중요한 경기인만큼 반드시 승리하고 돌아오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 막내 윤석영(23·전남) 역시 당당했다. "지옥 도발? 우린 겸손한 자신감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란의 으름장에 대한 겸손한(?) 반격이다. 그는 "이란은 예전보다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주 강한 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23명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란 원정 경험이 있는 김정우도 승리를 약속했다. "중동은 잔디와 같은 부분에 적응하기 어렵다. 부담감을 떨치고 적응을 잘 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고지대의 경우 특별히 힘든 건 못 느끼겠다"며 "이란에는 저돌적인 선수가 많다. 이번 경기에서도 강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밀리지만 않으면 좋은 경기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먼길을 가는만큼 좋은 결과를 얻고 싶고,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선수들 못지 않게 최 감독의 인터뷰도 듬직했다. "큰소리 치는 쪽이 더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라며 "고지대, 시차 잘 극복해서 좋은 경기하겠다. 역대 이란 원정이 어려웠지만 선수들과 함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했다. 수비수들의 부상에 대해서는 "다른 좋은 선수들이 있는 만큼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최 감독은 황석호와 박원재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김기희, 박주호를 대신 합류시켰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과 김보경에 관해서는 "소속팀서 자주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훈련을 통해서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니만큼 대표팀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최 감독은 "오늘 소집해 바로 출발하는 것은 고지대와 시차적응을 위한 것이다. 오히려 유럽파는 시차 부분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일주일 넘게 머물다보면 충분히 적응이 가능할 것이다. 울산 선수들과 김영권이 늦게 들어오지만 충분히 극복 가능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지금 두가지 정도 구상하고 있는게 있다. 일단 원정이지만 강하게 맞받아칠 생각이다. 이란에게 승점 3점을 주지 않으면 절반은 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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