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가 달라졌다.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두산의 중심을 잡고 있다.
김현수는 롯데와의 준PO 2차전까지 8타수 4안타로 타율 5할을 기록하며 두산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1차전에 1안타를 친 김현수는 2차전서는 3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1차전서 9회말 1사 1,2루서 잘맞힌 타구가 1루수 박종윤의 글러브에 라인드라이브로 잡히며 병살플레이가 된 충격이 있었음에도 2차전서 더욱 맹타를 휘둘렀다.
김현수는 포스트시즌에서의 기억이 그리 좋지 않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뛰었던 포스트시즌에서의 통산 타율은 2할5푼6리(133타수 34안타)로 김현수의 이름값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특히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던 지난 2010년엔 준PO와 PO 합계 타율이 1할1푼5리에 불과했다. 롯데와의 준PO 5경기서 겨우 2안타만을 뽑아냈던 김현수는 삼성과의 PO에선 단 1안타에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서 상대팀에서 항상 꼽는 요주의 인물은 김현수다. 그의 타격이 살아나면 두산의 타격도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규시즌 때처럼 정면승부를 하지 않는다. 선수입장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야하는 부담감이 생기고 그러다보니 치고싶은 열망이 커지게 되다보니 좋지 않은 공에 배트가 나가기도 한다.
올해 준PO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이유가 있을까. 마음가짐이다. 김현수는 준PO 1,2차전에 앞서 취재진과도 즐겁게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1차전서 아쉽게 패했고, 9회말 끝내기 찬스에서 병살타로 물러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는 다음날도 웃었다. "더 떨어질 때도 없잖아요"라고 했다. "2010년엔 1할을 쳤다. 그것보다 더 못할 수가 있나"라면서 "준PO때 안타 1개 쳤는데 1차전서 벌써 1개를 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1차전에 앞두고는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의 9회말 병살타 2개의 기억을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다. 마음속에 아쉬움을 감추는 게 아니라 웃음과 함께 밖으로 표출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풀어버리는 것.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타율 3할을 넘겼던 김현수는 올시즌 타율이 2할9푼1리로 떨어졌다. 나쁘지 않은 타율이지만 김현수의 이름값에는 모자라보인다. 그러나 그는 "나는 못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선을 다해서 시즌을 치렀기 때문에 그 성적을 받아들이겠다는 것.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방법이다.
김현수가 '최고타자'라는 부담을 웃음으로 벗어나 가을 축제를 즐기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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