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몇개 보면 대략 알 수 있지."
한 원로 야구인은 진지하게 이런 농담을 던진다. 승운에 관한 이야기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를 지배하는 '행운의 신' 이 있다는 주장. 결정적인 순간 타구의 향방을 통해 그날 경기의 행운 혹은 불운의 팀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타구에 대한 아쉬운 순간이 많을수록 그 팀이 질 확률이 높다.
뭐 사실 '운도 실력의 일부'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어쨌든 큰 경기 실력 못지 않게 큰 경기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 운이다. 실력이 엇비슷하다면 영향력이 더 커진다.
준플레이오프. 두산은 2경기 내내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정적인 타구가 야수 정면이나 라인을 벗어났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다.
1차전 -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5-5로 팽팽하던 9회 1사 1,2루. 김현수는 김사율의 초구를 주저 없이 당겼다. 하지만 롯데 1루수 박종윤이 정확한 타이밍에 훌쩍 뛰어오르며 가까스로 공을 미트 안에 넣었다. 1루 주자가 돌아올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 아웃. 박종윤의 미트를 살짝만 피했다면 정확히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가 되는 타구였다. 승부에서 '만약'이란 부사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코스가 조금만 달랐다면, 박종윤의 점프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났다면, 혹은 박종윤의 키(1m88)가 조금만 작았다면 하는 복잡한 아쉬움이 두산 벤치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바닥에 벌렁 드러누우면서 표시한 김현수의 진한 아쉬움. 두산 불운의 출발이었다.
2차전 - 이원석의 홈런성 타구
두산은 1회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경기. 1차전처럼 1회 찬스가 무산됐더라면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었기에 천금같은 안타였다. 롯데 선발 유먼은 동요하고 있었다.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 선 포스트시즌 마운드.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구장 분위기 속에 살짝 달아오른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다. '영점 조준'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
두산의 관건은 '선취점 이후'였다. 조금만 더 유먼을 몰아부치면 1라운드 케이오도 가능한 상황. 2사 1루에서 이원석의 강력한 어퍼컷이 터졌다. 왼쪽 담장을 직접 강하게 때리는 2루타. 펜스를 강하게 때리고 '예쁘게' 튀어나온 공. 좌익수 김주찬의 빠른 대처로 1루주자 김현수가 3루에 멈춰섰다. 2사 후라 배트에 맞는 순간 스타트가 이뤄졌음에도 불구, 홈을 밟기는 역부족.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이 아니라 살짝 들려 맞았다면 펜스를 넘을 수 있는 타구였다. 후속타 불발로 두산은 추가점 획득에 실패했다. 그로기 상태에 몰렸던 유먼은 살아나 2회부터 눈부신 호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원석의 타구가 추가점으로 연결 됐다면 2차전 승자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기성용, 카리나·윈터와 셀카 찍고 싶어 '안절부절'…"딸이 너무 좋아할 것 같아" -
"예전모습 별로 없어" 성동일 딸, 母판박이·47kg 뼈말라 무용수됐다 -
"이게 다 모유라고?" 김지선, 전용 냉동고까지 구비…시어머니 '곰국' 오해 -
홍이설, 허남준과 열애설에 결국 입 열었다…"대학 동기일 뿐, 좋은 동료" -
딘딘, 슬리피에 '800만원 결혼선물' 땅을 치고 후회.."어려서 화폐가치 몰랐다" -
"뜬금없이 둘째 낳아서"..이민우 母, 손주 독박육아에 분노 ('살림남') -
"엄마, 아빠 험담 좀 그만해"…함소원, 진화와 이혼 후 '위태로운 육아'에 전문가 일침 -
53세 주진모, '경사 심한' 오르막길 집 생활 고충.."민혜연♥ 지팡이 삼아 올라가"
- 1.스페인, "이강인 방출, 얼마나 멍청한 결정이었나" 분노...韓 에이스 월드컵에서 날뛰자, 또 맹비난 쏟아지는 라리가 구단
- 2.김민재 때문에 생애 첫 월드컵 폭망 위기, BBC 혹평 쏟아낸 분데스리가 골잡이, "패스도 제대로 못 받아" 혹평
- 3.'무득점' 손흥민 향한 충격 비판! "득점 감각 토트넘 시절 같지 않아"…멕시코 상대 '호쾌한 감아차기' 재현할까
- 4.'69분 교체에 상처' 손흥민 가슴아픈 한마디 "체코전에서 전 한 거 없어요"…레전드 선배와 동료들은 "숨은 주역" 엄지[과달라하라 현장]
- 5.잠실 전광판에 161㎞가 찍혔다...해설위원도 경악, 멀티이닝도 거뜬, "보여줄게 남았다"던 LG 괴물외인의 무력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