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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두산을 울린 '불운'의 두 장면

by 정현석 기자
9일 잠실구장에서 2012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2사 1루 두산 이원석이 좌중간 펜스를 맞고 나오는 2루타를 친 후 아쉬워하고 있다.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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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8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졌다. 9회말 1사 1,2루 김현수가 병살타를 날리고 그라운드에 쓰러지며 아쉬워하고 있다.잠실=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2.10.08/

"타구 몇개 보면 대략 알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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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원로 야구인은 진지하게 이런 농담을 던진다. 승운에 관한 이야기다. 포스트시즌처럼 큰 경기를 지배하는 '행운의 신' 이 있다는 주장. 결정적인 순간 타구의 향방을 통해 그날 경기의 행운 혹은 불운의 팀을 대략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타구에 대한 아쉬운 순간이 많을수록 그 팀이 질 확률이 높다.

뭐 사실 '운도 실력의 일부'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어쨌든 큰 경기 실력 못지 않게 큰 경기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 운이다. 실력이 엇비슷하다면 영향력이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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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두산은 2경기 내내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정적인 타구가 야수 정면이나 라인을 벗어났다.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다.

1차전 - 김현수의 라인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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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로 팽팽하던 9회 1사 1,2루. 김현수는 김사율의 초구를 주저 없이 당겼다. 하지만 롯데 1루수 박종윤이 정확한 타이밍에 훌쩍 뛰어오르며 가까스로 공을 미트 안에 넣었다. 1루 주자가 돌아올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 아웃. 박종윤의 미트를 살짝만 피했다면 정확히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끝내기 안타가 되는 타구였다. 승부에서 '만약'이란 부사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코스가 조금만 달랐다면, 박종윤의 점프 타이밍이 조금만 어긋났다면, 혹은 박종윤의 키(1m88)가 조금만 작았다면 하는 복잡한 아쉬움이 두산 벤치에 진한 여운을 남기는 순간이었다. 바닥에 벌렁 드러누우면서 표시한 김현수의 진한 아쉬움. 두산 불운의 출발이었다.

2차전 - 이원석의 홈런성 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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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회 김현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선 경기. 1차전처럼 1회 찬스가 무산됐더라면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 있었기에 천금같은 안타였다. 롯데 선발 유먼은 동요하고 있었다. 한국 무대 데뷔 후 처음 선 포스트시즌 마운드.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구장 분위기 속에 살짝 달아오른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다. '영점 조준'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

두산의 관건은 '선취점 이후'였다. 조금만 더 유먼을 몰아부치면 1라운드 케이오도 가능한 상황. 2사 1루에서 이원석의 강력한 어퍼컷이 터졌다. 왼쪽 담장을 직접 강하게 때리는 2루타. 펜스를 강하게 때리고 '예쁘게' 튀어나온 공. 좌익수 김주찬의 빠른 대처로 1루주자 김현수가 3루에 멈춰섰다. 2사 후라 배트에 맞는 순간 스타트가 이뤄졌음에도 불구, 홈을 밟기는 역부족.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이 아니라 살짝 들려 맞았다면 펜스를 넘을 수 있는 타구였다. 후속타 불발로 두산은 추가점 획득에 실패했다. 그로기 상태에 몰렸던 유먼은 살아나 2회부터 눈부신 호투를 펼치기 시작했다. 이원석의 타구가 추가점으로 연결 됐다면 2차전 승자는 바뀌었을 가능성이 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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