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데이 베테랑' 이호준의 입담은 여전했다. SK 선수 대표로 1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나온 이호준은 팀동료 정근우와 롯데 김사율 황재균과 함께 설전을 벌였고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SK에서 가장 말을 잘하는 선수로 꼽히는 이호준은 재치있는 멘트로 미디어데이의 단골 손님. 이날 마이크를 잡고 한 첫 마디가 "미디어데이에 너무 많이 나와서 이젠 떨리지도 않는다"였다. 역시 떨지않고 취재진의 질문에 솔직하면서도 재미있는 말로 미디어데이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롯데 김사율이 "제가 가진 정보에 의하면 이호준 선배의 타격감이 최고조라고 한다. 찬스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호준 선배를 잘 막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하자 이호준은 "지금 최고조가 아니면 안된다. F로 시작하는 것도 있고, G자로 시작하는 것도 있어 잘해야한다"고 했다. F는 FA, G는 골든글러브를 뜻하는 말로 올시즌이 끝난 뒤 두번째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도 노리고 있어 포스트시즌에 잘해야한다는 뜻이었다. 이날 진행을 맡은 MBC스포츠플러스의 김민아 아나운서가 "F로 시작하는 것이 뭐죠"라고 묻자 쑥스런 미소를 지으며 "잘 아시면서…. 그 A 있잖아요"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SK시절 절친했던 롯데 정대현에 대한 공략법도 말했다. "어떻게 치냐가 아니라 어떻게 약올리냐다. 흥분을 잘하는 성격이라 내가 최대한 약올려서 데드볼을 맞고 나가는 것으로 (정)대현이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상대팀에서 부진하기를 바라는 선수를 꼽으라고 하자 이만수 감독에게 자신의 타순을 묻고 롯데 양승호 감독에게 롯데의 4번타자를 묻더니 홍성흔을 지목하는 여유도 보였다. "경기를 하면 같은 타순의 선수가 한명은 잘하고 한명 못하면 다음날 신문을 볼 때 굉장히 씁쓸하다"고 했다.
진지한 질문엔 진지하게 답했다. 올시즌 사이드암스로 투수에 강한 이유를 묻자 "예전엔 당겨치려고 했기 때문에 사이드암스로 투수의 바깥으로 흐르는 볼을 잘 치지 못했다. 올해는 센터쪽으로 치려고 하다보니 흐르는 볼을 좀 더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롯데의 약점을 묻는 질문에는 "팀의 약점은 모르겠고 우리 정근우 선수가 그라운드를 누비고 다닐 것 같다"며 "우리 팀은 뛰는 야구가 필요하다. 많이 뛰어서 흔드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의 약점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슬쩍 롯데의 수비를 약점으로 지적했다.
"준PO 1차전을 보고 롯데가 올라올 거라고 예감했다. 타자들이 치고 베이스러닝 하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 1루까지 전력질주를 보고 선수들이 정말 뭉쳤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자신있다"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자신했다.
FA와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이호준이 입담만큼의 실력을 PO에서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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